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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Aug 13. 2016

다시, 책은 도끼다.

박웅현의 신작, 독서 안내서

박웅현을 알게 되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사촌 형과 친했다. 사촌 형의 집은 우리 집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그 형의 집에 가서 놀았다. 그의 집에는 컴퓨터도 있었고, 만화 잡지가 가득했다. 어릴 적부터 게임과 그림을 좋아하던 사촌 형은 광고쟁이가 되었다. 그는 지금도 광고회사에서 일한다. 


광고쟁이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사촌 형이 독립했다.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우리 집 바로 옆쪽에 집을 얻었다. 이제는 형이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왔다. 우리 집에는 책들이 많았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와서는 책을 빌려갔다. 창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직업이기에 항상 나에게 창의력을 얻으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고 묻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창의력과는 무관한 그냥 내가 재밌게 읽은 책들을 추천했다. 

박웅현

어느 날인가 책을 빌려만 가던 형이 책을 한 권 추천해주었다. 그 책이 바로 박웅현의 책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이다. 당시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었고 나도 그 바람을 시원하게 쐬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서 거리낌 없이 책을 읽었다. 그의 책은 잘 정돈된 책이었다.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사촌 형은  박웅현을 좋아했다. 그는 사촌 형의 롤모델처럼 보였다. 


미국에 있을 적, 한글책이 너무 읽고 싶어 사촌 형에게 책을 한 권 보내달라고 했다. 그때도 그는 박웅현의 책을 보내주었다. 그때 읽은 책이 바로 「여덟 단어」이다. 박웅현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덟 가지의 단어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은 책이었다. 그 콘텐츠가 나에게는 큰 힘이 되었기에 팟캐스트로 방송까지 하며 책을 소개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렇게 박웅현이라는 이름은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다시, 책은 도끼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친구에게 밥을 먹자고 했다. 그녀는 k문고에 있을 테니 그곳에 오라고 했다. 전역 후, 주로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했다. 편한 점도 있었고, 회사를 다녀서 시간이 없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이다. 오랜만에 들린 k문고에는 여러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었다. 그게 바로 '박웅현'이었다. 그의 책 제목이 무엇인지, 내용이 어떤 것인지 관심도 없었다. 그냥 작가의 이름만을 보고 책을 골랐다. 책을 사서 집에 와보니 책 이름이 「다시, 책은 도끼다」였다.

「다시, 책은 도끼다.」는 박웅현의 '독서 안내서'이다. 그는 이 책에서 시, 문학, 철학, 미학 등의 책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한 번 책을 읽어봐라 하며 권한다. 일반적으로 책을 읽을 때 우리가 가지는 고정관념에 대해 한 번 깨 보라고 적극 권장하는 책이다. 작가는 새로운 방법으로 읽었을 때 자신이 가졌던 기쁨을 소개한다. 그 기쁨들을 듣고 나면, 아직 읽지 않은 책은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번 읽었던 책은 이 사람이 권유하는 방법으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책은 도끼다.」는 박웅현이 강연했던 내용들을 묶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구어체로 쓰였다. 덕분에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강연의 청중들은 2,30대였던 것 같다. 그는 후배들에게 강연 때마다 교훈을 주려고 의도했을 것이다. 1시간 정도의 강연 시간 동안 그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생각하며 준비했을 것이다. 그런 노력들을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나의 챕터로도 한 편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덕분에 중간중간 끊어 읽어도 큰 문제가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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