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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Dec 27. 2016

청년 선동서 「왜 분노해야 하는가」

「왜 분노해야 하는가」,  장하성,  자본주의 2

분노의 촛불, 그리고 나면??


12월 9일 드디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국민들은 대통령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무능함과 세금을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는 악덕함에 대하여 촛불로 분노를 표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사건이 마무리 되면 국민들이 원하는 세 가지는 이루어질 것이다. 첫 번째로는 공공의 아픔이었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위로가 될 것이고, 두 번째로는 최순실과 그 일당에 대한 적절한 심판이다. 마지막으로는 국민들의 염원과 촛불이 나라를 바꿀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제 곧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고 나면... 우리들의 삶은 조금 나아질까? 


여전히 청년의 삶은 불안정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붙이기도 싫다) 탄핵되면 청년 실업률이 올라갈까? 새로운 대통령이 선택되면 임금의 격차는 줄어들까?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져도 남들과 동등한 경제 생활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야근은 더 이상 하지 않을까? 대기업의 일자리 쏠림 형상이 조금 완화 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되면 새로운 정치인이 대통령이 될 것이고, 그는 그저 복지 예산을 청년일자리 창출에 조금 더 배치하는 식으로 청년문제를 무마하려 할 것이다. 그들이 여당이 되면 지금의 여당과 별반 다를리 없다. 그들이 여당이던 시절에 그들 또한 테러방지법을 추진하고 개헌을 하려 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반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그놈들은 우리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행복의 기준이라 하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과 인간 관계를 왜 포기하며 살아야 할까? 근본적인 문제는 최순실과 박근혜가 아닌 직종과 구분 없는 적절한 근무시간과 그에 합당한 임금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박근혜가 탄핵이 되든, 최순실이 잡혀 들어가던 청년의 삶은 달라질게 없다. 단지 속이 좀 후련할 뿐이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 


저자는 사회 불평등이야말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급하고도 장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사회 불평등에 대하여 왜, 무엇을, 누가 라는 세가지를 밝히고 있다.


첫째 '불평등하다'라는 현상에 대한 서술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은 '왜 불평등해졌는가'라는 이유와 원인이다. 둘째, 한국의 현실에 기초한 불평등을 '극복할 방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법이다. 그리고 셋째, 지금의 불평등한 한국을 '누가 바꿀수 있는가'라는 주제다. -23p-


먼저 우리의 사회적 불평등은 왜 생겨났을까? 저자가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배의 문제이다. 기업이 100을 벌었을 때, 기업이 60, 국가가 20, 가정이 20을 가져가 버리는 사회적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된다. IMF 이후에 대기업의 수가 반으로 줄었음에도 우리나라의 국민 총생산은 항상 성장해왔다. 30개의 대기업이 나눠먹던 돈을 15개가 나눠먹으니 기업은 더욱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노동자의 임금은 (대기업과 금융권을 제외한)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 부자들은 감세 혜택을 받았다. 나머지 돈은? 모두 다 기업에게로 돌아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극복해낼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그동안 재분배에 대한 논의를 많이 펼쳐왔다. 청년 수당을 지급하고 대출의 이율을 줄여주는 것들인데, 사실상 이런것은 무의미 하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해주니 나라 국고가 늘어날리가 없고 얼마 안되는 국고를 가지고 다시 분배 한다고 하니 제대로 된 복지가 실현 될리가 없다. 저자는 원척적 재분배만이 현실의 사회 불평등을 이겨낼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그럼 누가 바꿀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저자는 청년들이라고 대답한다. 자신들이 망쳐놓은 이 나라와 사회의 변화를 청년의 몫으로 돌린다는 것이 다소 이기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청년들만이 이 사회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바꿔야만 한다고 말한다. 청년들을 통한 변화만이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어서 분노하라고 말한다. 너희들 일이잖아!! 라고 말하며...


데이터가 많은 책 


이 책은 테이터가 많다. 그래프와 표가 많다. 그렇기에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숫자가 엄청나게 등장하다보니 그냥 일고만 있으면 이게 무슨 이야긴가 하며 책을 놓을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 표가 눈에 들어오면 그 때부터는 모든 표들이 상관관계가 있기에 그 다음부터는 논리적으로 표가 읽힌다. 



지혜롭게 분노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지혜롭게 분노해야 한다.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면 촛불도 들어야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갖고, 내 표를 행사해야 한다. 미디어에 목소리를 자주 내야 하고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토론해야 한다. 내 눈앞에 놓인 문제는 최순실과 박근혜의 처벌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멈추지 말고 분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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