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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Sep 05. 2017

난생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권

쉬운 미술책, 역사책인 줄 알았던 책

가장 재미있게 미술을 소개하는 가이드


서점에 가서 무슨 책을 읽을까 쭉 훑어봤다. 눈에 띄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의 이름이 바로 「난생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였다. 제목만으로 호기심에 이끌리어 책을 들었다. 그리고 저자 소개를 찬찬히 읽었다. 


저자는 국내 미술사학계의 권위자인 양정무 한국예술 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였다. 그는 스스로를 파리에서 가장 재미있게 미술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였다고 소개했다. '어라? 나도 미술에 대한 이야기로 블로그를 하고 있는데 얼마나 재미있는지 한번 보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양정무 교수

저자인 양정무 교수는 한국예술 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다. 그는 미술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와 메릴랜드 미술대학에서 방문교수로 미술사를 연구했고, 저서로는 「그림값의 비밀,「상인과 미술  등이 있다. 나는 사실 그의 책을 이전에 읽어본 적이 없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의 책들을 검색해 가며 한 번쯤은 읽어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의 책은 재미있었다.'이 정도면 정말 파리에서 가장 재미있게 미술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어체, 사진, 정리


난생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편은 원시 시대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미술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제만 놓고 보면 별로 끌리지 않는 주제이다. 우리는 사실 아주 예전의 그림보다는 현대미술에 친근함을 느끼지 않는가? 하지만 지적 호기심에 이것들은 어떤 내용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놀랍게도 이 책은 정말 읽기 쉬웠다. 책은 두 명의 화자가 등장해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단순히 한 명이 죽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대하여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책이 쓰여 있다. 그렇기에 독자가 책을 읽을 때, 마치 팟캐스트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쉽게 이해가 된다. 저자인 양정모는 구어체로 책을 집필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를 읽어보면 무척 흥미롭지만 난해하다. 나는 곰브리치에게 배우기도 했지만, 그의 미술사는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반면 『난생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는 술술 잘 읽힌다. 나는 완성된 책을 보자마자 흥분됐다. 이 책의 매력은 문체는 단순하지만 평이함 속에 미술사의 본질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문어체보다 구어체가 익숙한 세대 아닌가. 포맷에 관해 고민을 오래 했다. (예스 24의 인터뷰 中)


게다가 그의 책은 방대한 사진을 싣고 있다. 원시시대의 그림이 발견된 프랑스의 동굴 사진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이라크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조각상까지 수많은 사진들이 그의 책에는 실려 있다. 이런 방대한 사진자료들은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핵심적인 자료로 사용된다. 이 사진 자료 덕분에 나는 그의 주장을 쉽게 이해하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 그림이 같이 그려져 있다


또한 저자는 챕터의 마지막에는 항상 그 주제에 대한 필기노트를 실었다. 마치 중고등학교 시절 필기를 잘하는 모범생의 노트를 훔쳐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구어체이기에 무슨 이야기를 했었지 하고 있는 찰나에 챕터를 마무리하는 필기노트가 등장한다. 이것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구어체와 사진, 그리고 필기노트는 미술에 대해 쉽게 다가가게끔 해준다. 그의 책은 정말 난생처음 미술공부를 하더라도 쉽게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단순한 미술책이 아닌 역사와 비평


우리는 미술을 단순히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라고만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양정무 교수는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언어를 쓴 지는 5천 년이지만 그림을 그린 지는 4만 년이 넘었습니다. 미술을 모르고는 인간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1권에선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려 했습니다.... 미술은 단순히 한 개인의 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동굴 벽화처럼 모든 작품은 결국 인류 문명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강조했다. 고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양식이 시대나 국가를 초월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국가기념물이나 독일 레겐스부르크의 발할라, 미국 링컨 기념관, 덕수궁 석조전, 심지어 국내 예식장이나 백화점에서 나타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앙일보 인터뷰 中)


미술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양정무 교수이기에 이 책에 실은 그의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그의 책은 단순히 미술품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미술을 통하여 설명한다. 책에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 덕분에 책 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그런 책이다.  


관련 유튜브: https://youtu.be/LvE48fc8Ru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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