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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Nov 22. 2017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이해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 이야기, 과유불급

 계기

대학원 공부를 준비하던 와중에, 면접에 어떤 질문이 나올까 궁금했다. 그 질문에 답하려면 현대미술에 대한 책 한 권쯤은 읽고 가야 하겠다 싶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니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라는 책이 있었다. 현직 큐레이터가 쓴 책으로 책의 표지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문제적 현대미술 피에르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의 사진을 실었다.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 이야기라는 부제 또한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적 성장이 가져다준 쾌락

현대미술은 어렵고 난해하다. 그런데 왜 그것을 알고 싶어 할까? 저자는 나와 익숙하지 않은 것, 내가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성장하게 된다고 말한다. 현대미술은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 투성이다. 이전에 내가 알고 있던 것들과는 상반되는 아름다움을 가진다.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고, 작가의 뜻을 알아갈 때 무엇인가 성장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지적인 성장은 쾌락을 준다. 이러한 과정 때문에 작가는 현대미술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광범위한 설명

현대미술은 정해진 틀이 없다. 격식을 파괴한다는 '파격'이 바로 현대 미술이다. 그렇기에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현대미술에서는 흔히 일어난다. 행위 예술가가 완전한 나체로 가만히 서있기도 하고, 사탕을 뿌려놓기도 하고, 똥을 통조림에 담기도 한다. 이 이해하지 못할 일들에 대해서 작가는 간단한 의미를 전달해준다. 작가는 또한 회화뿐만 아니라, 조소, 음악, 설치미술, 행위예술까지 광범위하게 현대미술품들을 소개한다. 

작가는 현대미술품들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품었을법한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답한다. 작가는 큐레이터답게 미술품들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작가가 갤러리의 관계, 박물관과 미술품의 관계, 설치미술의  작업 과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문제는 너무 많은 것을 한 권에 담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하나의 논문을 써도 모자란 작품의 해설을 몇 줄로 요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미술품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고,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술술 읽혀 나갈지 몰라도, 처음 현대미술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이해될 수 없는 책이다. 책의 제목은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이지만 현대미술 초보자에게는 흥미가 가지 않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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