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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May 03. 2018

이별, 그 이후 「오직 두사람」

오직 두사람, 김영하 단편 소설집, 세월호, 이별

읽을수 있었던 책


일찍이 읽었어야 하는 책이었다. 작년 이 맘때 김영하의 신작 단편 소설집이 나왔다. 나는 서점에서 나눠주는 소식지를 통해 그 소식을 알게 되었다. 당장에 구매하려 했으나, 왜인지 모르게 구매하지 않았다. 그때 한창 국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올해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도서관에 자주 간다. 국립 도서관에서는 그렇게 빌리기 어렵던 책이 이곳에서는 쉽게 빌려진다. 인기 있는 책들은 2-3권씩 들어오고, 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게 「오직 두사람」을 읽게 되었다.


이별, 그리고 그 이후


이 소설집에는 이별을 경험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아버지와, 자식과, 옛 애인, 아내와 이별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갑자기 밀실에 갇혀 버리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사실 책을 읽기 전 소식지를 통해 작가가 이 책을 어떠한 경위로 내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는 세월호 이후에 이별과 상실을 경험한 우리 세대를 보고, 과연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 일을 되돌릴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어쨋든 다른 삶을 살것을 권유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도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들이 인생에 엄존하고, 그런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것만이 가능하다고 밝힌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별 이후, 각자 나름대로 고통을 겪는다. 그들은 처음에는 그 이별을 되돌려 놓아 ‘회복’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 괴리감이 인물들을 괴롭게 만든다. 결국 그들은 이별을 받아들이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통찰보다는 사회적 메세지가 강한 책이다. 우리는 2014년 커다란 이별을 경험했다. 그들은 그렇게 죽어서는 안될 어린 아이들이었다.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나의 동생과 내 자식들이 죽었다. 그 일에 많은 사람들은 슬픔을 느꼈다. 아마도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들의 수천 수만배일것이다. 이 소설은 이별을 겪고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하는 소설인듯 하다. 담담하고 이성적이기에 아직은 받아들이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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