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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May 15. 2018

이타적 협력  『펭귄과 리바이어던』

리바이어던, 보이지 않는 손, 체제, 협력

좋은 사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국가와 사회를 만들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에 대해 이야기했고, 마키아밸리는 훌륭한 군주에 대해 이야기 했다. 공자는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는지에 대해 가르쳤으며, 정도전은 새로운 국가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이러한 논의들은 현대에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은 국가보다는 ‘체제’가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다.


저자


이 책의 저자 요차이 벤클러(Yochai Benkler)는 예일대학교를 거쳐 현재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버크만 센터 교수로 있으면서 기업 법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와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협력 현상에 대한 연구를 통해, 1990년대 이래로 정보 기술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현대에서의 가장 주목받는 체제는 협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그 예로 모든 소스가 오픈되어 서로의 협동을 이루는 리눅스나, 일반인이 참여하여 사전을 완성하는 위키피디아, 그리고 아주 조금의 이자를 받고 개발 도상국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키바 등을 예로 든다.


리바이어던과 보이지 않는 손

저자는 역사 가운데, 좋은 사회를 위한 모델 두 가지가 있었지만 그 모델들이 실패했음을 증명한다. 그 모델들은 바로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홉스는 인간에게는 이기심이 있고, 이 덕분에 강력한 제재가 없으면 인간들은 서로에게 폭력을 가하고 질서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그의 저서인 『리바이어던』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을 통제하기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만 좋은 사회를 만들수 있다고 밝혔다. 이 리바이어던의 모델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아마도 공산당일 것이다. 그러나 공산당은 인간의 자율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비효율을 극대화 시켜 결국엔 그 체제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다.


애덤 스미스 또한 인간에게는 이기심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국가의 강력한 제재보다는 인간 개개인에게 자율성을 보장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들은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 스스로 어떠한 룰, 즉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어떠한 약속을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갈치를 파는 상인은 적당한 가격에 그것을 팔기 위해, 그리고 소비자는 갈치를 적당한 가격에 사기 위해 소비자 권장 가격이라는 것을 만든다는 원리이다. 이 가격을 측정할때 국가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9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과 영국은 자유주의 무역을 도입하고 복지 정책을 펼친다. 그 결과는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저자는 리바이어던과 보이지 않는 손은 적당한 대안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좋은 사회는 이기심 때문에 누군가의 의해 강력한 통제를 받는 것도 아니고, 당근과 채찍에 의해 움직이는 자유주의도 아니라고 말한다. 어느정도 일정한 통제는 존재하지만 구성원들이 이타심을 발휘하여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모델이 좋은 모델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협력의 모델들이 리바이어던을 이겨왔다고 말한다.


무보상적 이타적 협력이 과연 가능 할까?


하지만 과연 이기심을 인간이라는 존재들의 타인을 향한 무보상적 이타적 협력이 가능할까? 저자는 인간은 공동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점을 활용하면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협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구성원들에게 이것이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일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한다면 스스로 희생하고 참여하는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문제를 놓고 가까운 몇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보생적 이타적 협력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가졌다. 물론 내가 책의 내용을 제대로 전달 못한 부분도 있지만, 현실에서의 협력이 이타심을 갖기란 힘들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는 나 자신조차도 지금 ‘잘’ 살기 힘든데, 내가 과연 희생할 수 있을까?이다. 이타심에 의한 협력은 가진자로부터 나오게 된다. 갖지 못한 자는 이타심을 갖지도 못한다. 지금의 청년들에게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월급을 포기하고 시간을 포기하라고 하면 다들 미친소리라고 할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와 그 공동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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