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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Jul 06. 2021

미취학어린이도 즐기는 2018 수원 문화재 야행

화령전 근처 '예술 창작소'에서 만들기, '음악과 함께 춤을'…"제일 신

2018-08-12 16:14:53최종 업데이트 : 2018-08-13 09:46:52 작성자 : 시민기자   배서연


스탬프투어: 화령전


수원야행 스탬프투어/미션투어 기념품


2018 수원 문화재 야행, 수원야행 첫번째 행사가 끝났다. 아직 유치원 방학중인 아이와 돌아다니며 행사에 참여해보았다. 길가에 펄럭이는 행사안내를 보고 작년에는 미루고 미루다 마지막날에 화성행궁에 와봤지만 행사 끝물에 도착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간 기억에 올해는 행사 첫날부터 곳곳을 돌아다녔다. 덕분에 아이는 옛날집(화성행궁)에 또 가고 싶다고 한다. 부지런을 떨었더니 작년과 다르게 재미난 기억이 생겼나보다.

작년에 화성행궁에서 길따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옥기술전시관'은 행사 마무리를 하면서 차분한 분위기였다. 사람도 붐비지않고 사람들로 꽉찬 화성행궁에 비해 한가한 모습이었다. 올해 수원야행 날짜를 접하고 다시 방문하고 싶어 10일 오후 3시경에 찾아갔더니 운이 좋게 '장안문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이곳은 9월부터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행궁맛집 '낭만셰프'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탬프투어'를 시작했다. '한옥기술전시관'에서 첫번째 스탬프를, '수원제일 감리교회옆 종합안내소'에서 두번째, '화서사랑채'에서 세번째, '화령전'에서 네번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다섯번째, '화성행궁'에서 여섯번째로 스탬프를 채웠다.

아이들과 아름다운행궁길을 지나 '팔달문 매표소'와 '한데우물'까지 가고 싶었지만 화령전 앞 은행나무 무대의 '음악과 함께 춤을' 예술공연과 '예술창작소'의 만들기 상설체험에서 아이들의 눈과 손을 빼앗겨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수원야행 예술공연4, 흥겨운 '음악과 함께 춤을' 화령전 앞 은행나무 무대


6시부터 '음악과 함께 춤을'이 흥겹게 시작한 은행나무 무대는 흥이나서 벌써 사람들이 모여 박수치며 행사분위기를 돋구고 있었다. 두번째 스탬프를 찍으러 이동하는 중에 수원제일감리교회안에서 발견한 '아름다운 우리 선율' 공연은 매력적인 목소리에 끌렸지만 아이들에게는 너무 정적이었다.

세번째 스탬프를 찍으러 간 화서사랑채는 사람이 뜸했다. 빈스빈스커피(BEANSBINS COFFEE)라는 커피숍이 한옥으로 멋스럽게 서 있었지만 행사 시작이라서인지 아직 손님은 없었다. 행궁동 주민자치센터앞에는 '밤빛마켓'이라는 장이 서있었다. 아이들 한복과 가죽공예품 등이 눈에 띄었지만 아직 어수선하게 준비중이었다.

길건너 한전에서 SNS중 인스타그램/페이스북/네이버에서 친구맺기하면 LED장미전구를 준다고 한다. 친구를 맺고 아이가 좋아하는 파란색 LED장미전구를 받아들었다. 네번째로 스탬프를 찍은 '화령전'앞은 '음악과 함께 춤을'이라는 공연으로 흥겨운 음악이 나오고, 스탬프 찍는 곳에 '수원야행'이라는 등불이 멋지게 서 있어서인지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무대가 되었다.

그 뒤로는 '예술 창작소'가 준비되어 체험을 현장접수하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 줄을 서서 물어보니 '7인의 작가들과 함께 하는 수원야행 예술창작소'라고 적힌 종이와 7가지의 미션중에서 1,2,3,4번에 동그라미가 그려진 4개의 미션중 3개이상을 수행해 도장을 받아오면 5,6,7에 해당하는 체험활동 중 2가지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이다.


'예술창작소' 반짝반짝 야행등 만들기


예술창작소 미션지


예술창작소 미션하러 기다리는 줄


세번째로 줄을 서서 '수원야행 사행시쓰기'와 '서북공심돈 목판화 찍기' '수원야행 스티커 그리기'로 도장 3개를 받았다. '반짝반짝 야행등 만들기'가 예뻐보여 줄을 섰다. 15분에 한팀씩 진행한다고 한다. 20분가량 기다렸더니 차례가 되었다. 바느질을 시작하는데 미취학아이들은 어려워했다.

쪼르르 빠져나가더니 음악에 따라 춤을 추겠다고 한다. 멀리 가지말고 엄마가 보이는 곳에 있으라고 확실히 말해주었다. 손목에 조금전에 만든 야행등을 걸어주었더니 아이가 어디있는지 금방 파악이 되어 유용했다. 결국 엄마의 체험활동이 되었지만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 예쁘게 완성되어갔다.

두번째로는 '향기 폴폴 화홍문, 깃발 석고방향제 만들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줄을 서러 가보니 벌써 체험예약이 밀려있다. 45분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아이이름을 올려놓고 다시 오기로 했다. 한낮에도 35도가 넘는 더운 날씨가 해가져도 계속되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돌아왔다.

돌아와서 물어보니 다음순서가 우리라고 한다. 4명이 한 테이블에서 석고방향제를 만들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되었다. 화홍문과 깃발 틀 중에 하나를 골랐다. 예술작가님의 설명대로 틀에 거품제거기를 뿌린 후, 석고가루를 실리콘그릇에 담고, 석고가루에 배합된 물과 에센스가 담긴 컵을 부으니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온다. 이제 긴 주걱으로 실리콘그릇을 저으니 석고가루배합이 끝났다.

조금 기다렸다가 틀에 천천히 부은 다음 거품이 없어지도록 살짝씩 흔들어주면 된다고 한다. 어느새 틀에 석고가 가득찼다. 친절한 작가님을 따라 했더니 향긋한 석고방향제가 완성되었다.


성안마을 작가들과 함께하는 수원야행 놀거리'예술창작소'


향기 폴폴 화홍문, 깃발 석고방향제 만들기


이제 완성품을 받으려고 하니 10~15분정도 석고가 굳기를 기다려야한다고 한다. 만드는 동안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설명하는 분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해 여쭤보았다. 부스에 있는 사람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수원문화재단'에서 각종 예술작가들에게 요청이 들어와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석고만들기를 지도하는 분은 조각가라고 소개했다. 어쩐지 아까 바느질하기와 석고방향제 만들기를 가르치는 방법이 예사롭지 않았다. 간단하지만 핵심을 알려주는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15분 기다리세요'하며 콧대가 높아보여 그들만의 자존심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니 작품을 사랑하는 장인의 노련함도 느껴진다.

이름을 적어놓고 석고가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바로앞 슈퍼로 향했다. 그 슈퍼는 에어컨이 없는지 시원하지 않았다. 할머니 한 분이 하나하나 계산하고 계셨다. 일단 종류는 많지 않아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집어들고 계산을 했다. 물론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가능하다.

잠깐 타임머신을 타고 시골의 어느 슈퍼에 온 듯한 느낌이다. 화성행궁이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이곳에서 장사하고 계신 건 아니었을까.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몸을 식히고 완성된 '석고방향제'를 받아든 아이 표정이 신이난다. 석고라서 무거운데도 직접 들고 다니겠단다.


수원 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앞, '거리의 악사들' 음악들으며 삼삼오오 담소나누기


'오색 빛 등 터널'을 지나기전에 푸드트럭이 4대가 꼬치와 스테이크 등을 팔고 있었다. 모두 연기와 열기가 엄청났다. 35도가 넘는 여름에 푸드트럭이라니, 저 안 사람들은 무슨 고생일까 싶으면서도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주문을 받고 휴대폰번호를 적어 완성되면 연락을 주는 모양이다. 이 더운 날씨에 기다리는 것도 곤혹일 것이다.

아이들은 벌써 밝은 등 터널로 들어가 예쁘다며 환호성을 지른다. 옆으로 난 길을 보니 미술관과 연결된 잔디밭에는 하얗던 플라스틱상자가 예쁜 색을 뽐내며 빛을 발하고 있다. 광교 아브뉴프랑에서 본 빛을 뿜은 동그란 그네에서 사람들은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예술공연으로 '거리의 악사들'의 음악이 잔잔하게 펼쳐지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이다.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 1층 가족극 '붓바람' 관람중
2018 수원 문화재 야행, 수원화성


드디어 미술관에 도착해 다섯번째 스탬프를 찍고 오는데 마침 1층에서 '붓바람'이라는 가족극을 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8시30분이다. 공간이 좁아보여 우리는 스탬프만 찍고 돌아서려는데 인스타그램 행사를 한다고 한다. 친구맺기를 하면 스크래치카드를 준단다. 미술관과 친구맺기를 하고 스크래치카드를 긁었더니 '색연필'이 나왔다. 아이가 좋아할만한 선물이었다.

드디어 화성행궁으로 들어가나 싶었는데 '수원야행 미션투어'가 나타났다. 아이들은 또 스탬프를 찍고 싶어한다. 미션투어장에는 스탬프를 찍을 종이가 없어 '종합안내소'로 가야한단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화성행궁'에서 '수원 문화재 야행' 스탬프를 먼저 완성하고 종합안내소에 들르기로 했다.

화성행궁에서 스탬프를 완성하고 기념품을 받으러 광장을 가로질러 종합안내소로 향했다. 큰 무대 공연이 끝나고 있었다. 광장 중간에는 곤장맞기 체험이 재미있어 보였다. 광장 주변에는 또 여러 체험활동이 있지만 5000원정도의 재료비를 받고 '네온사인으로 표현하는 화성행궁 만들기'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초등생 이상의 어린이들이 참여하면 좋을 듯 했다.

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스탬프투어를 해서 받아든 기념품은 화성행궁관련 스티커를 붙여서 꾸미는 엽서와 컵받침종이였다. 원천동에서 왔다는 신 아무개씨는 "아이와 열심히 더운 날 땀흘려 스탬프투어를 해서 기념품을 받으러 왔는데 엽서라고 하니 아이가 몹시 실망스러운 표정이네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텀블러나 작은 LED등 또는 1년내로 방문할 수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입장권이라면 어땠을까!

어른들끼리 왔더라면 사전예약을 하고 먼저 '화성행궁'을 둘러보고 다른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아이와 함께하니 뛰어다니고 소리쳐도 문제없는 곳을 고르다보니 겉핥기만 하고 온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수원문화재야행의 지도를 펼쳐보고 우리가 다녔던 곳을 색칠해보니 그래도 행사장의 3분의 1은 다닌 듯 하다. 아이가 커가면서 우리도 조금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가볼 수 있겠지. 2018년 5세아이와 함께한 수원야행은 이렇게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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