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바위꾼'이 자리 깔고 사람 모으기 시작… '조선핫플레이스' 체험, 티
2019-10-06 23:06:13최종 업데이트 : 2019-11-04 16:50:45 작성자 : 시민기자 배서연
2019년 10월 6일은 수원화성문화제 마지막 날이다.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리는 시민경연 퍼레이드 '조선백성 환희마당'을 보러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다. 팔달문 근처에 진입하려는데 차도를 막으며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 주차하고 화성행궁을 구경하려고 했던 계획은 어긋나 버렸다. 팔달주차타워에 주차를 하려는데 그곳을 진입하려는 차량 행렬이 긴 꼬리를 물어 여의치 않았다. 결국 2001아울렛 근처에 주차를 하고, 못골시장과 미나리광시장 그리고 지동시장과 영동시장을 지나 팔달구청 주변의 화성 행궁광장에 걸어서 도착했다. 지난주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주변을 지날 때 도로통제에 대한 현수막 등을 본 일이 없어 교통통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팔달구청 주변에서 화성행궁으로 향하는데 차와 오토바이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다. 행궁광장앞 차도에서 이뤄지는 퍼레이드를 사람들이 길가에 앉아 행사를 보고 있었다. 어느새 수원시민실버합창단이 6번째 공연을 하고 있었다.
시민경연 퍼레이드 '조선백성 환희마당'은 총 18팀으로 각 팀별 3분의 시간안에 끝내는 퍼레이드로 구성됐다. 각 팀은 장안문(북문)에서 팔달문(남문) 방향으로 입장해, 화성행궁 광장 앞을 보는 도로가 퍼레이드 무대가 되었다. 공연이 끝나면 팔달구청 방향 도로로 퇴장하고 있었다. 화성행궁광장쪽에는 심사위원단이 있고 맞은편 종각과 그 길건너편 인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있었다.
7번째 팀은 안유진 밸리코리아 무용단 공연팀이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공연을 할 정도로 실력 있는 팀의 무대로, 국악과 벨리댄스의 멋진 조합으로 눈을 뗄 수 없는 공연이었다. '조선백성 환희마당'이 끝나면 장안문에서 정조대왕이 오고 화성행궁광장에서 피날레를 할 예정이라고 사회자가 안내방송을 한다. 이 퍼레이드가 끝나고 계속 무언가 이어지는 듯 했다.
인파를 헤치고 아이와 함께 행궁광장안의 수원화성문화제 안내부스를 찾았더니 수원화성문화제 날짜별 행사가 적힌 '안내책자', '시민경연 및 공연 퍼레이드 행행(行幸)' 리플렛, 행궁동에 위치한 카페와 음식점을 소개하는 지도인 '함께가게'를 준다. 리플렛을 보니 장안문부터 화성행궁 광장까지 퍼레이드를 하며 장안문-화성행궁-중동사거리 방향은 오후 1시부터 6시30분까지, 행궁광장-창룡문 방향은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교통통제하에 수원화성문화제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조선백성 환희마당' 공연을 감상했다. 8번째 팀은 '수원품바 장구대학'팀으로 흥겨운 가락과 함께 몸도 마음도 청춘이라는 사물놀이를 보여주었다. 품바는 타령의 장단을 맞춘다는 뜻이다. '얼씨구 좋다~' 흥겹게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무대였다. 3분이 지나면 바로 끝나는 분위기로 입장과 퇴장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렸지만 퇴장이 가까운 자리에 있다보니 손 흔들며 지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연 무대는 멀지만 공연을 함께한 느낌이 들었다.
9번째 팀은 어리고 예쁜 아이들이 나왔다. 이번 경연 최연소 팀이 아닐까 싶다. 늘 해와 함께하는 아이들이란 뜻의 '늘해랑어린이중창단'이 국악동요 아리랑 엄마사랑을 준비했다. 다음은 '수원무림합기도팀 트리플G'의 힘찬 무대가 이어졌다. 11번째로 수원문화회관의 '수향후(수원의 향기로운 후예들)'가 한국무용을 선보였다.
교통경찰과 운영진의 통제에도 퍼레이드 도중 도로에 나와 구경하는 시민들로, 앉아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방해가 되었고, 안전을 위해 도로에 나오지 말아달라는 사회자의 안내도 자주 들렸다. 도로통제가 약간 미흡한 느낌이 들 무렵 퍼레이드가 퇴장하는 팔달구청 방향 도로에 택시 한 대가 천천히 들어온다. 퍼레이드장 바로 앞 횡단보도 전에 교통통제가 이루어져 택시는 머뭇거리다가 유턴해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 '교통통제에 대한 사전안내가 별로 없던 탓이었을까?' 운전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12번째 팀은 '장안구 송죽동 통장협의회 회원들의 사물놀이와 코스프레'를 엮은 공연이었다. 다음으로는 '청룡과 줌스'의 애국가플래시몹, 14번째팀은 검은 옷을 입고 나온 청소년으로 보이는 '이모션'팀의 통일된 안무와 군무를 볼 수 있었다. 사회자가 2년연속 우수상과 장려상 수상실력 청소년 댄스팀이라고 소개한다. 15번째팀은 '수원화성 대유평 진떼배기 풍물단-온누리 풍물단'이었다. 3분 공연시간이 지나도 마무리하지 못해 보여줄게 많은 팀인듯 했다. 픙물단이 다같이 연주하면 스피커의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워 다음 팀의 소개도 잘 들리지 않았다.
16번째 팀은 전통예술의 형태를 띤 '수원효예술단'의 공연이 이어졌으나 퇴장하는 내내 풍물을 연주하고 들어가는 대유평 풍물단의 소리에 묻혀 사회자의 소개멘트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웠다. 공연 3분이 지나면 마무리해야 하는데 아쉬운 모습이었다. 17번째 팀은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는 우리땅'노래에 맞춰 흥겨운 무대를 선보였다. 18번째 마지막 팀은 '마칭밴드 천국악단'이 이어졌다. 끝까지 보고 싶었지만 계속 앉아서 보니 지루해하는 아이를 위해 행궁광장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행궁광장에는 아이들 놀이터로 보이는 돌쌓기와 '조선핫플레이스' 체험이 있는데, '조선핫플레이스'의 몇몇 부스는 행궁광장 티켓판매소에서 티켓을 구매한 후 참여가 가능했다. 인파가 많아 티켓구매 없이 가능한 체험을 하기로 했다. 바로 옆에서 '성안사람들-기인열전'으로 보이는 '야바위꾼'이 자리를 깔고 곧 시작한다고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야바위를 했으나 역시 꾼을 이기긴 어렵다.
한바탕 웃고나서 보니 '어린이도서연구회 수원지회'에서 마련한 '종이인형만들기'가 눈에 띄었다. 티켓구매없이 줄을 서서 참여가 가능하다고 한다. 한쪽벽에 크게 안내된 체험일정표를 보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20분까지 20분단위로 '책속의 내친구'라는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련된 3군데의 테이블에는 아이들이 직접 오리고 붙여서 만드는 종이인형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행궁광장에 그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연날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은 해가 지면 쌀쌀하지만 아직 낮에 야외활동하기에는 괜찮은 날씨이다. 아이와 행궁광장의 행사를 구경하다보니 '조선백성 환희마당'이 끝나고 '정조대왕 특별행사-거둥'에 이어 '연합풍물단 대동놀이와 한복퍼레이드', '사회공헌 공동 퍼레이드' 그리고 '거리공연 퍼레이드-수원행행'이 줄지어 화성행궁 광장으로 입장했다.
행궁광장에서 놀던 어린이들은 거북선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커다란 비눗방울을 터뜨리느라 신이났다. 오후 5시 50분이 되자 8m의 정조대왕 마리오네트인형까지 행궁광장으로 들어왔다. 대형 벌룬과 벌룬인형들은 행궁광장의 시민들과 사진을 찍으며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작년 퍼레이드는 말과 함께해서 사실 공연의 내용보다는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말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말이 시민들에게 다가서거나 도로에 큰 일을 보는 경우도 목격해 위험을 느끼기도 했다. 올해 퍼레이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방지를 위해 말은 행사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8m의 정조대왕 마리오네트 인형과 거대한 황룡, 불의 자전거, 대형 벌룬, 타악 및 버블 퍼레이드로 가득차 신선하고, 정조대왕 능행차를 더욱 현대적으로 해석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AI로봇 등도 함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대신 도로통제는 최소한으로 했으면 한다. 행사내용을 모르고 있는 시민들은 항상 가던 길이 왜 막히는지 답답한 심정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행궁광장에서 만난 김모씨(70대, 여)는 오늘은 약속이 없는 일요일 오후라 점심먹고 팔달산이나 산책할겸 올랐는데, 팔달산에 올라가보니 행궁광장에서 쿵짝쿵짝 신나는 소리가 나서 무얼하나 궁금해 내려와 봤다고 한다.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큰 행사를 구경해 눈이 호강하고 간다며 즐거워했다. 수원에 산지 20년이 되어가지만 오늘 이렇게 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3일부터 시작해 6일까지 해서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하니 미리 알지못해 아쉽다고 한다. 생업에 바쁘거나 수원시 관계자가 아니면 이렇게 큰 행사인 '수원화성문화제'도 놓치고 지나갈 뻔 한것이다. 매년 날짜가 바뀌는 행사가 아니라 매년 몇월 몇째주 등으로 고정시킬 수 있다면, 한번 참가한 사람이 다음해에도 꼭 참가하는 더 큰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한다.
유모차를 탄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수원화성문화제가 내년에도 변함없이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무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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