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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Jun 10. 2022

호곤의 글쓰기일지 #3

세상의 모든 직업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세상의 모든 직업은 소중하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아름답다라는 말과 같이 읽힌다. 그만큼 변별력이 없는 말이 아닐까.


결혼 전

한국 컴퓨터 고객지원센터 전화상담원, 한국 컴퓨터 방문교사, 한국 통신사 고객지원센터, 미국 노트북 고객지원센터, 안경원, 미국 IT컨설팅업체 고객지원센터, 한국 담배회사 해피콜센터, 미국 콘택트렌즈회사 세일즈팀, 독일 안경회사 세일즈팀, 독일 안경회사 물류팀, 한국 초등영어 방과후교사, 한국 어린이집 영어방문교사


결혼 후

한국 보험회사, 한국 안경원, 한국 백화점 의류판매원, 한국 병원 고객지원센터


이런 일들을 경험한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 게 적합할까. 너무 많은 선택지는 선택장애를 가져온다. 나는 선택을 할 때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을 좋아한다. 딱 세가지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첫째, 나만의 판단 기준을 세운다.

둘째, 셋을 줄 세워서 비교한다.

셋째, 그 중에 나의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물건을 고른다.

이렇게 셋중에서 고르라면 이렇게 결정을 내리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건 오프라인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온라인에서는 비교대상이 점점 많아진다. 쇼핑몰을 선택해야 하고 쇼핑몰 안에서도 비슷한 물건들을 비교해야한다. 그런데 쇼핑몰마다, 제품마다 기준이 자꾸 달라지면서 비교대상이 점점 늘어난다. 간단한 콩나물 조차도 어디서 사야 현명한 판단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쿠팡 콩나물은 싸지만 건강에 안 좋을 것 같고, 한살림 콩나물은 몸에 좋지만 비싼 것 같고, 초록마을 콩나물도 몸에 좋지만 같은 유기농 제품을 다룬다는 한살림과 차이점을 모르겠다. 이러다보면 홈페이지의 리뷰비교부터 회사연혁까지 살피며 콩나물, 두부 하나만 고르는데도 세월아 네월아가 된다. 이런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은 나뿐일까. 그래서 나는 정말 바쁠 때를 빼고는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고른다. 일반 마트도 힘들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이다.


내가 좋아하는 곳은 한살림과 코스트코이다. 두 매장의 장점은 내가 선택한 물품에 대해 선택권이 보통 1개, 많아야 3개정도 뿐이라는 점이다. 그 매장에서 1차적으로 선택한 물품을 내가 필요에 맞게 고르면 된다. 일종의 필터역할을 하게 된다는 느낌이 든다. 한살림과 코스트코에서 골라놓은 물건은 나의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물건이라는 뜻이다.


두 매장 모두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살림 오프라인 매장은 내가 사려던 두부가 떨어져서 없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매장은 그럴 일은 적지만 가끔은 내가 주문한 물품이 없다고 빼놓고 보내는 경우도 있어 조금 힘이 빠질 때도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 그럴수도 있지 싶다가 그 물건 때문에 다른 제품도 주문했는데 막상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 물품이 빠져버리면 정말 실망이 된다. 게다가 요즘 로켓배송을 하는 쿠팡은 아침에 주문하면 심지어 저녁에 배송되기도 하는데 여긴 3일은 기본이요. 심지어 7일만에 배송되는 경우도 있다.


코스트코 물품 역시 온라인으로 주문해 놓고 어쩌다 지나는 길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 온라인 주문을 깜박하고 내가 또 사온 적이 있다. 며칠 뒤에 온라인 주문으로 배송된 똑같은 물품을 보고 나의 깜박을 자책하게 된다. 점점 건망증이 심해지는 걸까. 이런게 나이들었다는 증거일까. 요즘들어 부쩍 나이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꼰대, 라떼는 말이야 등이 전혀 남의 말이 아닌 듯한 느낌이다.


글쓰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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