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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Aug 11. 2023

월드스카우트 잼버리가 경기도 수원에

독일, 아이슬란드, 캐나다, 마카오, 볼리비아 등 5개국 총 1500명

<독일 1000명, 아이슬란드 140명, 캐나다 200명, 마카오 80명, 볼리비아 등 5개국 80명으로 총 1500명이 경기도 수원에 머물며 세계잼버리행사 이어가>


스카우트 같은 청소년 단체에서 "잼버리"는 모험, 교육, 문화 교류 등을 위한 행사로 사용된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는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로 세계 스카우트 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다. 세계 스카우트 연맹(World Organization of the Scout Movement, WOSM)은 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카우트 운동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단체로 세계 스카우트 연맹의 사무국은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해 있다.



영국 육군 중장 로버트 베이든 파월이 잉글랜드 브라운시 섬에서 1907년 제1회 스카우트 캠프를 실시하며 스카우트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며, 두 번의 세계 대전과 개최국이었던 이란에서 일어난 이란혁명으로 외에는 대회가 취소된 적이 없다. 잼버리 대회에 나간 스카우트들은 참가 배지를 획득하게 된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World Scout Jamboree)"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한민국의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서 열리는 합동야영대회를 말한다. 세계 158개 국가에서 온 14살에서 17살 청소년과 성인 지도자를 포함해 4만 3000여 명이 참가했다.



8월 2일 개영식이 열린 이후 열흘이 지나지도 않은 이 시점에서 뉴스에 연일 보도되어 나오는 기사는 잼버리가 뭐길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계잼버리대회가 새만금에서 열린다는 소식은 운영위원회로 활동한다는 어떤 분이 지난 7월 어느 주말에 새만금 잼버리 현장을 답사하러 간다고 말했을 때 처음 알게 되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새만금으로 모인다고 짧게 전했고, 수원시민계획단의 주말일정과 겹쳐서 참석을 못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였다. 그때만 해도 잼버리가 무엇인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새만금 잼버리에 참석하는 아이들을 수원에서 내가 직접 보게 되리라고는 오늘이 되기까지 알지 못했다.



2023년 8월 7일 오후 13시 40분경,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조기퇴영을 공지했다. "한국 정부는 조기에 현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대표단에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약속한 것을 확인했다"


2023년 8월 8일 오전 10시를 기해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전원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전날인 7일 오후부터 현장에서 대원들이 짐을 싸고 텐트를 철거할 준비를 하고 있다. 퇴영은 버스 1000여 대를 동원하여 오전 10시를 시작으로 오후 4시~6시까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도권 역시 태풍이 관통하면서 서울 옆으로 지나갈 예정으로 보이나 실내에서 진행되기에 허허벌판인 부안보다는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2023년 8월 9일 오후 5시 수원국제교류센터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그동안 나는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고 수원국제교류센터를 통해 외국인 홈스테이와 영어토크라운지, 수원피닉스교류회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뉴스에 나오는 잼버리 인원들이 퇴영 후 수원에 오게 되었는데 인원이 많고, 의사소통이 안되어 급하게 이틀간 통역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 배정되었는지 등 세부 일정은 모두 내일 알려주겠다고 했다. 모이는 장소와 시간만 알게 되었고, 이틀모두 참가하면 좋겠지만 다른 일정이 있어 하루만 참가하게 되었다. 회사사람들과도 점심시간이면 뉴스에 나오는 잼버리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났고, 현장이 궁금하기도 했다.




2023년 8월 8일 오후 9시 25분을 기해 야영장 철수가 완료되었고 정리 요원들은 뒷정리 후 다음날 퇴영한다고 한다. 이제 그들 중 일부가 경기도 수원시에 왔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국스카우트는 1922년부터 진행되어 역사가 깊건, 윤석열 대통령이 스카우트 활동을 했건 중요하지 않다. 현재 남아있는 잼버리 인원이 안전하게 한국을 경험하고 귀국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들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현장에 있었다.



처음 통역지원으로 도착한 경기대학교 드림센터 기숙사에는 서로의 업무파악도 되지 않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었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보는 사람이 있었다. 수원시청, 경기도청, 행정안전부,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등에서 여럿이 왔지만 정작 핵심인물은 4명 정도로 압축되었다.


바쁘게 오가며 통역을 담당하는 통역사, 스무 대가 넘는 관광버스로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의 이동을 담당하는 수원시청 직원, 계속 변하는 전체일정을 담당하는 또 다른 수원시청 직원 그리고 경찰이었다. 외사계 경찰관 1명은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필요한 업무를 필요할 때 질문했으며 경찰과 관련된 적절한 업무를 배분했다. 식사시간이 정해지고 전체일정이 나와 버스이동시간이 결정되자 경찰 에스코트가 필요할 듯하니 지원하겠다고 결정했고 바로 이행되었다.



경기대 수원캠퍼스에 머문 잼버리 인원 중 코로나 확진은 1명이었고 유증상 2명이 있었지만 요즘은 권고사항이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유하는 정도에 그쳤다. 원한다면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마스크가 비치되었고, 생수도 비치되어 있었다.


 이의동에 위치한 경기대 수원캠퍼스에는 독일과 아이슬란드 총 1000명이 머물고 있었고, 원천동에 있는 아주대에 캐나다 200명과 볼리비아 등 5개국 총 80명이 머물며, 송죽동에 위치한 대우건설 인재경영원에는 마카오 총 80명이 머문다고 전해졌다.


경기대에 머문 잼버리 인원은 9일 오전 경기대학교내 기숙사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경기대학교내 텔레컨벤션센터에서 마셜 아트(martial arts) 중 하나인 무예 24기 공연과 퓨전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뒤 점심식사를 하고, 잼버리 인원 모두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으로 이동해 오후 2시부터 4시는 시나위오케스트라 관람이 예정되어 있었다. 공연 전 잼버리 대표단 차담이 있어 경기아트센터 안내데스크로 잼버리 각국 대표단을 아트센터 VIP룸 차담장소로 모시는 미션이 주어졌다.



11:30 공연이 끝나고 이동한 인원들의 점심식사는 12시부터 2시까지였지만 경기아트센터로 이동을 위해서는 오후 1시 10분부터 준비하게 되었다. 버스이동시간을 고려했지만 태풍 카눈이 북상하며 퍼붓는 비 때문인지 도로는 약간 정체되어 2시 10분에 경기아트센터에 도착하게 되었다.


10대가 넘는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데는 생각보다 20분~30분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3시 50분에 공연이 끝나고 탑승한 버스로 다시 돌아와 잼버리 대표단 탑승을 확인하고 임무를 마치게 되었다.


잼버리 대원들과 한 명씩 만나 이야기할 시간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들을 안전하게 케어하는 업무만으로도 벌써 다들 지쳐있었다. 그 이상을 할 여력이 없어 보였다. 누군가의 생각이 있었다면 갑자기 이렇게 모이게 된 공무원들도 각자의 일상을 누리고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컸다.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야 할 잼버리를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지방공무원들의 희생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잼버리에 참가한 외국인 이름을 적고 함께 사진찍으려고 개인적으로 준비힌 엽서_담소를 나눌 새가 없어 아쉬웠다


경기아트센터 공연을 마치고 버스로 돌아가는 중에 잠시 만난 캐나다 퀘벡에서 온 한 여학생은 18살이며 내년에 대학교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독일과 아이슬란드의 푸른 계열의 옷과 다르게 빨간 옷을 입고 있어 대화가 시작되었다. 오전에 다녀온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작품설명을 더 읽고 싶었는데 작품 제목만 영어로 되어있고 설명은 한글뿐이라 내용이 궁금했다고 전했다.


잼버리에 참여한 그들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는 중에 모험, 교육, 문화 교류 등을 위한 행사에 모인 것으로 불편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잘 대처해 주는 모습이 성숙해 보였다.



오늘 이동하는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그들이 기다리고 있던 마지막 공식행사인 잼버리 K-pop 콘서트를 무사히 잘 마치길 기원한다.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눈녹이듯 없애고 각 나라로 귀국해 한국이 그리고 경기도 수원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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