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초등학교 2학년

엄마의 남동생

by 호곤 별다방

얼마 전에 만났던 외삼촌과 엄마의 이름은 어딘가 어색했다. 내가 태어나 처음 만난 외할머니와 외삼촌이었다. 며칠 뒤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엄마와 외삼촌의 성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가족이 모두 밥상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다 먹어갈 무렵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왜 외삼촌 하고 성이 달라?"

"아, 그건 말이야. 엄마가 설명해 줄게"


엄마는 아빠와 눈을 맞추고 나서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오랜 시간 할 것처럼 방문을 닫았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엄마, 이건 왜 그런 거야?"

"그런 거 묻지 말고 밥이나 먹어"


평소 나의 질문에 이런 식으로 대꾸하는 엄마인데 오늘은 달랐다.


방문을 닫고는 밥상을 사이에 두고 나와 엄마는 마주 앉았다. 엄마는 나에게 그 이유를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전부터 내가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엄마가 미리 생각해 두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내용은 무언가 충격적이거나 무서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엄마가 나의 질문에 정성껏 대답해 준다는 느낌이 좋아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엄마의 설명은 이러했다. 엄마의 아빠인 외할아버지는 엄마가 2살 때 돌아가셨다.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가 엄마를 7살까지 키워주셨고 그 뒤로 재가를 하셨다. 재가해서 낳은 동생이 외삼촌이었다. 엄마와 외삼촌은 아빠가 달라서 성이 다르다고 설명해 주셨다.


"그렇구나." 나는 대답했다.

"엄마 없이 엄마는 어떻게 자랐어?" 다시 물었다.


그 뒤로 엄마는 4살 많은 이모와 함께 엄마의 친할머니와 큰엄마 손에서 자랐단다. 엄마의 친할머니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큰 아들은 병으로 잃었다. 한국전쟁 직후 둘째 아들인 우리 외할아버지는 마을의 사고로 인해 결국 두 아들을 모두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김수경, 외삼촌은 최성규가 됐구나."

"맞아"


그렇게 초등학교 2학년 때 나는 '재가(再嫁, remarry) '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재가 再嫁

결혼하였던 여자가 남편과 사별하거나 이혼하여 다른 남자와 결혼함.

(여자가 다시 결혼하다) remarry, marry again, marry second time


내가 결혼하고 엄마가 물려주신 내 사진첩 첫 장에 있던 외할머니와 옛날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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