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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Jul 01. 2024

놀이터에서 무한정 놀아보기

ep.11 존중하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아이들은 놀이터를 좋아한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는 물론이고, 초등학생이 된 첫째는 말할 것도 없다. 아마도 아장아장 걷고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아이들은 놀이터를 좋아한다. 아니 밖으로 나가기를 좋아한다.


퇴근하자마자 어린이집으로 달려가면 아들은 선생님과 이렇게 인사를 한다.


“존중하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한 달간 같은 인사이다. 이렇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충 인사를 하면 바로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한다. 그가 달려가는 방향은 바로 놀이터다. 때로는 아이스크림할인점이기도 하지만 놀이터가 1순위이다.


아직도 일반적인 한국 나이 다섯 살, 만 나이 4살, 어린이집 보육나이 3세인 복잡한 나이를 가진 그 녀석은 오늘도 놀이터를 꿈꾸고 있다. 아이는 친구가 있어도, 친구가 없어도 혼자서 1시간은 너끈히 놀 수 있는 곳이 바로 놀이터이다.



나도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었지만 집 앞에 있는 놀이터가 좋았다. 첫째인 내가 중학생이 돼서도 주말이면 놀이터에 나가서 동생들과 놀자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중학생이 무슨 놀이터야 “


그 당시 여전히 놀이터가 좋았던 중학생인 나는 엄마의 그 말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중학교에 가면 쉬는 시간마다 교실에서 친구들과 말뚝박기를 하고 놀던 철없던 중1이었다. 하지만 중학생 이후로 야외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본 적이 없다.


지금은 놀이터 죽순이, 죽돌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가지만 중학생 시절 그 즐거움은 반감된 지 오래다.


아이들을 돌보러 가는 엄마의 놀이터는 이제 재미없다. 그래서 우리 엄마가 놀이터에 가지 말라고 한 걸까. 엄마 없이도 놀이터에서 우리는 잘 놀았는데 왜 그러셨어요.


아들얘기하다가 우리 엄마 이야기로 옆길로 새어나간 오늘의 이야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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