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알바일기

알바 일기 #4 - 모의 면접 알바

모의 면접도 결국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받아야 하는 면접이었다.

by 루틴강

지금까지 했던 아르바이트 중에 가장 짧은 시간 내로 끝난 알바가 있다면 모의 면접 아르바이트였다. 그만큼 쓸 수 있는 내용도 적다. 모의면접에서 지원자 역할을 할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운이 좋게도(?) 연락이 왔다. 전화가 와서 가능하다고 했고, 알려준 메일로 내가 최근에 지원했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달라고 했다. 마침 최근에 시민사회연구소에 지원했고, 그곳에서 볼 면접을 준비하고 있던 터였다. 그때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민감한 내용은 업체 쪽에서 지워준다고 해서 그냥 믿고 보냈다. 그리고 정해진 날짜에 맞춰 모의 면접을 보러 갔다.


막상 면접장에 도착하니까 긴장되었다. 별생각 없이 준비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긴장스러움이 찾아온 것 같았다. 1층 로비에 도착했다. 담당자에게 연락한 후 그 짧은 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어떻게 면접을 봐야 할지 고민했다. 업체는 면접관들을 컨설팅하고 교육해주는 업체인 것 같았고, 그분들이 주요 평가 대상이니 지원자 역할을 하는 나는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럼에도 긴장됐다. 낯선 환경과 낯선 공간, 그리고 낯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나만 알고 있는 내 이야기를 해야 된다는 것은 모의면접이나 실제 면접이나 똑같았다. 담당자도 지원자 역할하시는 분들이 많이 어려워하기도 하고, 압박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아서 쉽지 않은 아르바이트라고 했다. 편안하게 하라고는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면접이 시작되었다. 이전에 보았던 면접처럼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그리고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 말했다. 내 강점과 내 강점을 이용해서 해결했던 문제에 대해 말했다. 갈등을 해결할 때 어떤 방식을 통해 해결했는지 말했다. 내가 해온 활동에 대한 성과에 대해서도 말했다. 15분 정도 짧은 면접이었다. 내 준비가 부족했던 것일까. 마지막 질문에 대답하면서 약간 머리가 하얘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곧 면접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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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면접이었고, 내가 해온 활동을 이야기하는, 면접보다는 인터뷰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어려웠던 점은 그 사람도 평가의 대상이고 나도 평가의 대상이라는, 마주 보고 있는 양측 모두가 평가의 대상이라는 점이 나는 계속해서 기묘하게 느껴졌다. 내 앞에 앉아계신 세 명의 면접관들은 나 보다도 더 긴장해있었다. 긴장하셨는지 질문을 정확히 말씀하지 못하신 분도 계셨고,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시는 분도 계셨고, 그래서 내가 잘 안 들렸다고 다시 이야기해달라고 하니 더 긴장하시기도 했다. 내 이력서 내용의 대부분은 노동조합이었고, 노동분야의 전문용어들도 많이 들어있었다. 이 분들이 노동분야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설명을 계속해서 덧붙여야 했다. 그분들도 나 만큼 어려웠을 것 같다. 잘 모르는 분야로 면접을 보려니까 말이다. 그렇게 면접이 끝났고, 내 아르바이트도 끝났다.


정말 짧은 시간 내에 크다면 큰돈을 번 아르바이트였다. 동시에 정말 짧은 시간 내에 요동치는 긴장감을 느꼈던 아르바이트였다. 시간 대비 급여는 높을지언정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시선을 느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러 번 하고 싶은 아르바이트는 아닐 것 같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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