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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타다..랄랄라 산티아고길(23)/오마이'갓'(2)

부끄러움은 나의 몫

by 호히부부

<히>


"보여줄게 있는데 놀라지 마!"


산티아고길을 떠나오기 며칠 전, 큼지막한 택배상자를 뜯으며

상기된 표정으로 '호'가 말했다.

덩달아 궁금해하던 순간, '갓'이다!

얼마전부터 데몬헌터스의 주제곡 Golden을 자꾸만 들으며 흐뭇해하더니 급기야 갓을 순례길에 가져가겠단다.


부부싸움으로 번지기 직전 딸들이 중재에 나섰다.


아빠 가방에만 매달고 대신 쓰고 다니지는 않기로.

쓴다면 사람 없는 곳에서만 쓰기로.ㅎㅎ


그렇게 하여 산티아고 길에 동행하게 된 오마이 '갓'.

'호'는 마냥 행복해하고,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 되었다.


걷기만도 힘든 순례길에서 가방에 갓을 매단 채 다니기가 참 쉽지 않다.

매일같이 숙소에 들어가면 갓부터 풀어 안전한 장소에 고이 모셔두는 것은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신나하며 의미있는 장소에서는

가방에 묶어둔 갓을 기꺼이 풀어헤치며 사진을 찍고는 뿌듯해하는 '호'이다.


그런 모습을 보노라니 언젠가부터는

내가 더 열심히 '호'의 오마이 '갓'을 사진에 담고 있다.

K-컬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문화외교가 별건가.. 하는 마음도 가져보면서.ㅎㅎ


붙어살면 코도 닮는다더니

어느새 이런..

오 마이 갓!











역시나 '호'의 예상대로 (젊고 똑똑한^^ )순례자 청년들이 갓을 알아봤다!

이렇게나 좋을 수가?


대만청년에게 열심히 씌워주고, 찍어주고


이번엔 미국청년에게도!


Golden과 함께 신나는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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