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한달살기(1)/출발 전날,
두 마음

설렘은 시작됐고 준비는 부족했다

by 호히부부

*이 글은 대만 가오슝 한달살기 중(2023년 가을), 가족 카페에 실시간으로 남겼던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생각'을 때때로 덧붙인 글입니다.




[호히부부]



딴세상 순간이동은 어려워


내일이면 또 한달살기를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대만의 가오슝입니다.


6년 전인 2020년 2월~3월, 가오슝에서 한달살기를 하기 위해

항공권과 에어비앤비 숙소까지 결제가 완료된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휘몰아쳐 우여곡절 끝에 취소했던 곳입니다.

그래서 이번의 가오슝 한달살기는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이전에 한달살기를 했던 도시들에 비해

떠나기 수일 전부터 미리 생각하고, 음미하고, 상상해보는

(어쩌면 여행의 시간을 통털어 가장 행복할 수도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제대로 갖지 못한 채 떠나게 되어 내심 경황이 좀 없습니다.

가오슝에 관한 책을 샀지만 볼 시간이 없어서 그냥 가지고 갑니다.

('올드보이'인 저희는 핸드폰으로만 정보를 검색하는 것이 아직도 영 마뜩잖습니다. ㅎㅎ)


1년에 두 차례씩, 세계의 살고 싶은 도시에서 한달살기를 해보기로 굳게 마음 먹었으나

막상 끊임없이 이어지는 분주한 일상을 멈춰두고

(특히, 올봄부터 연로하신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어 살고있다보니) 훌쩍 한달여를

딴세상으로 순간이동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군요.


그래도 어찌어찌 마음을 모은 끝에, 드뎌 출발 전날이 되었습니다.


SE-62e565b9-15e3-4d53-82ea-8d86bb11bf01.jpg?type=w1600 엊그제 딴 감들도 홍시가 되게끔 책상 위에 가지런히 두고
20231017_090545.jpg?type=w1600 올겨울, 김장배추값도 비싸다는데 주인 떠나고 없어도 알아서 잘 자라주길^^



대만 반입금지 품목에 주의하며 짐싸기


마지막으로 짐 목록도 체크합니다.

낮익은 여행물품들이 하나, 둘 한자리에 쌓이기 시작하니

새롭게 한달살기가 시작되는 기분이 들고 멈춰있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근데 짐을 싸다보니 대만은 '반입금지품목'이 좀 까다로와서 주의가 필요하군요.

대만 금지물품(과일, 식물, 채소, 씨앗, 육류및 육류가공품, 조리되지 않은 달걀, 전자담배 등등...)을

미리 잘 알아보고 짐을 싸야 불이익(벌금, 심지어 형사처벌까지도)을 당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술도 면세 기준이 1리터까지만 가능하고, 육류성분이 들어간 라면이나 라면스프도 반입이 안된다니 흐미ㅠㅠ

(26년 현재 기준으로도 대만 세관 반입 금지·제한 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답니다.)


20231016_160455.jpg?type=w1600


20231016_150529.jpg?type=w1600 가오슝에서 한달간 기본이 되어줄 소중한 식재료들. 이중에 반입금지품목은 없겠지?


뭐 세상 어디가나 한국 식재료를 파는 가게들이 있을 터이지만

그래도 한달살기 여행자 입장에서는 심사숙고 엄선된 식재료들을

집에서부터 머나먼 타국땅까지 어렵사리 싸들고 가서

여 보란듯이(잉?보는 사람도 없는디?) 해먹는 쾌감이라는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긴가민가 하면서도 (만에 하나 불이익이 무서워) 그간 여행다닌 중에 첨으로

라면, 라면스프, 멸치조림 등을(몽땅 싸놨다가) 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져가는 것들이 저렇게 많지만요.^^


"안녕? 반가워!"

설레임 안고 일렬로 늘어선 여행 물품들을 바라봅니다.

가슴 속에 한가득 포만감이 밀려옵니다.

대만으로 향하는 내일, 첫날은 또 어떤 생생한 하루가 펼쳐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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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_162430.jpg?type=w1600 타이베이공항 수화물 운반통로, 반입금지 표지판(벌금 무려 8백만원!)과 함께 위용있는 강아지 포스라니! ^^






"26년 1월 생각"


또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2026년은 얼마나 새로운 해가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진입해 연일 새로운 기술들이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난무하고,

이러다 낙오하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만,

저희 부부의 한달살기라는 여행 패턴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이어갈 것입니다.

다음달에는 말레이지아 페낭에서 다시 한달살기를 해볼 요량입니다.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에 뵙게 돼 새삼 반갑고, 우리 모두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