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한달살기(4)/대반전
숙소풍경

허름한 계단 끝에서 만난 뜻밖의 안락함

by 호히부부

[히]



누구나 여행을 떠나게 되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아마도 여행동안 묵을 하룻밤 숙소가 아닐까 싶네요.

하물며 낯선 외국땅에서 한달살기인 바에야 그 시간만큼이나 미리 정성을 들여 준비하는 것이

한달동안 묵게 될 숙소 예약입니다.


20231020_085657.jpg?type=w1600 에어비엔비로 숙소 예약중


이번 가오슝의 숙소도 늘 그렇듯 부킹닷컴, 에어비엔비 등을 통해 알아봤는데

우리가 원하는 주요 조건(주방, 실내화장실)을 갖춘, 숙소들 가격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중 가성비 좋았던 숙소가(그럼에도 무려 한달에 110만원대지만)

보얼 예술특구 안에 있는 이곳 숙소였습니다.

(가격대비 실내 내부면적이 비교적 크고 시설이나 동선이 우리가 원하는 편리한 구조였음)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 타이페이를 경유, 가오슝까지 1박2일을 달려 와

한달간 우리의 집이 되어줄 숙소건물 앞에 선 순간,


헐~ 개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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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사진 4층, 그나마 다행히^^ 하얀 창문있는 집. 오른쪽은 숙소 올라가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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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없음은 미리 알고 있었으니

무거운 짐가방만큼이나 한계단씩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한층한층 오를수록 더더욱 심각해지는 통로모습...ㅎㅎ

이만하면 예술특구 건물들 중에서도 진짜로 찐 로컬 건물이었네요.

인터넷 숙소 사진 정보에 건물 외관 사진이 없는 걸로 보아 건물외관 모습에 대해서는

기대를 안하고 있었지만 막상 이 정도일줄은...


헐덕거리며 4층까지 오르는 동안 숙소가 가까와질수록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아무리봐도 이런 낡은 건물에 있는 숙소라면

제대로 온전할 리가 없을 것같은 불길한 생각 속에서

(타이페이 공항에서 여행지원금 당첨 확인을 할 때보다 더더욱 쫄깃한 긴장을 느끼며ㅎㅎ)

숙소 현관문을 열어젖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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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ㅎㅎ


예약할 때 사진으로 봤던 실물 그대로의, 단정한 실내 모습이 눈앞에 짠~ 하고 나타났습니다.

사실 이미 다 알고 있었음에도,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건물 4층을 불안 속에서 힘겹게 오른 끝에

대반전을 만나니 갑자기 온몸에 전율과 감동이 밀려옵니다.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카톡으로 주고받는 주인장과의 수차례 문답(집 사용관련 문의)도

무지 신속, 명쾌하네요.

그럼 그렇지, 참 다행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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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창밖과 숙소앞 골목 풍경


사람들이 낯선 곳일수록 로칼맛집을 일부러 찾아 긴 줄을 서듯,

(비록 숙소는 현대식이지만) 가오슝 보얼 예술특구,

그중에도 로칼 찐 동네에 제대로 잘 들어오긴 했나봅니다.^^


일사천리로 숙소를 내집처럼 만들고나서

대만 반입금지품목에 신경쓰며 공들여 어렵사리 가져온,

우리의 비상식량(누릉지, 씻어서 꼭 짜온 묵은김치와 쌈장)에 타이완 맥주로

스릴 넘쳤던 가오슝 숙소 도착 첫날을 자축합니다.^^


20231018_180830.jpg?type=w1600 외국 나와서 이 정도면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한끼^^






가오슝 한달살기를 끝내며 우리가 묵은 숙소에 대한 소감을 이어붙입니다.

(4층까지 오르내리는 계단상황만 그러려니 맘 비우면 ㅎㅎ)

별점 5 만점에 5를 주고싶은 숙소였습니다.


조용한 주택가인데다, 편리한 대중교통인 지하철과 트램이 5분거리에 있음.

숙소 위치가 보얼예술특구 안이어서 하버브릿지가 있는 아이허 강변으로 나가는데 불과 5분.

숙소에서 PX마트가 5분거리.

숙소 내부도 장기숙박에 아주 편리한 구조(넓은 주방, 붙박이장, 세탁기, 책상 등등).

주방 개수대를 비롯, 화장실 샤워기도 냉온수 물조절 편리.

일주일에 한번씩 숙소 내부 청소해줌.


등등...


다행히 한달동안 즐겁고 편하게 잘 묵어서 고맙습니다.


땡큐^^






*이 글은 가오슝 한달살기 중(2023년 가을), 가족 카페에 실시간으로 남겼던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생각'을 때때로 덧붙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