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19)/배낭여행자들의 성지, 빠이(3)

"오빠 달려!" (후편)

by 호히부부

(2018/1월 중순~2월 중순)



[히]


배낭여행자의 성지로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알려진 빠이를
꼭 한번 가보고 싶은데 막상 가는 날이 다가오자 고민이 시작됐다.

치앙마이-빠이 구간은 아름답지만, 멀미 없이 가기는 쉽지 않다는 소문이 있는데
7백여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아 산으로 올라갈 생각을 하니
나의 건강상태가 심히 걱정인 것이다.

몇 년 전, 돌발성 난청으로 한 달여 고생한 후로 자칫하면 머리가 빙도는 어지럼증에다

그 후로 뱅기만 타면 귀 막힘이 심해지는 증세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론은 고고씽!
대신 멀미약을 단단히 먹기로 했다.
그러나 한 알 먹으라는데 두 알을 먹어버린 게 화근.
우려하던 걱정 대신 멀미약에 취해
가는 내내 졸려서 구경은커녕 어찌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도착했다.

창밖 풍경은 빠이 여행의 첫 선물이라거늘. 쩝!
그러고도 오후 내내 온몸이 해롱해롱~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빠이를 포기하지 않고 온 것은 참 잘 한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호텔숙소에서만 생활하다가 숲 속 같은 방갈로에서 머무니

여행 와서 모처럼 쉬는 느낌이 제대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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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과 함께 맞은 빠이의 아침. 눈앞에 빠이강은 흐르고...


externalFile.jpg 푸근히 감싸 안아주는 해먹에서 몸과 마음까지 저절로 휴식^^


또 하나는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닌 것!ㅎㅎ
요즘 여행지에서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사실 좀 위험하게도 보여서 젊은이들이나 하는 여행법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스쿠터 뒷자리에 앉아

"오빠 달려"를 외치게 된 것이다.ㅎㅎ

막상 타보니 갑자기 무서움은 사라지고 땡볕에 씽씽

바람을 가르며 가는 재미가 너무 좋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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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 시내 중심부에 있는 스쿠터 렌탈샵 '아야서비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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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속도로 셀카찍기 어렵더라~~ (영화 한장면 같지 않나용? ㅋㅋ)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대 청춘으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오빠 달려"를 외치며 '달려라 청춘'을 만끽했다.ㅋㅋ
그 옛날, 70년대 앨범 속에서나 볼 듯한(윗 사진처럼^^) 아날로그 갬성으로,

그렇게 스쿠터와 함께 빠이 외곽을 질주!

(다 끝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이때 남편은 속으로 떨고 있었다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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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타고 즐기는 (빠이 외곽 여행의 정석 코스일 듯 한),

대표적인 사진 명소 몇 군데가 다 가까이 모여 있어서

오후 한나절만에 빙 돌아댕겼다.ㅎㅎ


먼저 빠이 도심에서 약 2.5 km 남쪽으로,

시원한 전망이 일품인 '커피 인 러브 (Coffee in Love)'.

이 카페는 2009년에 태국 영화 'Ruk Jung (러브 인 빠이)'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20180206_150641.jpg 빠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카페 '커피 인 러브'


평원 풍경이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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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테라스 전망이 이쯤 되면... 저절로 멍때리기 좋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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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셋트장 같은 노란 카페 분위기에 참 잘 어울렸던 중국 아가씨들^^


단순한 카페라고 하기엔 자연과 감성이 너무나 조화로왔던 '커피 인 러브'에서 차 한잔 후,

이번에는 달달한 딸기를 테마로 한 귀엽고 독특한 테마 공간,

Love Strawberry Pai (러브 스트로베리 빠이)를 구경한다.

빠이 도심에서는 약 4~5km 거리에 있다.

역시나 사진 찍기 좋은 명소이자 딸기 디저트로 유명한 곳이란다.

딸기 수확 시즌(11월~2월)에는 생딸기 따기 체험도 할 수 있어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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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도 깜찍한 배경 사이로 엉거주춤 호히부부^^


이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건설한 철교,

'빠이 역사적인 철교 (Historical Bridge of Pai)'를 구경한다.

빠이 시내에서는 약 8km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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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0년대 초,

일본군이 버마(미얀마) 침공 작전을 위해 보급로로 사용하기 위해

현지 주민과 전쟁 포로들을 동원해 만든 다리란다.


당시 원래의 다리는 목재 구조물이었으나, 전쟁 후에 유실되고

이후 철제 트러스 구조물(삼각형 모양의 구조물을 반복해 연결한 방식)로 보수되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전쟁 후, 지역 주민들이 이 철교를 생활용 다리로 사용하기도 했고,

지금은 차량은 다니지 않고 보행자만 통행 가능하다.


20180206_154841.jpg 빠이 여행의 상징인 스쿠터가 철교 위에 놓여있다. 여행자들을 위한 감성 포토존이다.


빠이 근처에는 몇 개의 코끼리 농장(Elephant Camp)이 있다.

코끼리와 교감하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형 농장 중에 한 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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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에서 은퇴했다는 코끼리. 나이 45살, 이름 캄쏘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등에 태우고 다녔거나,

밀림에서 통나무를 끌며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20바트를 주고 바나나 한 송이를 사서 먹이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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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ernalFile.jpg 코로도 잘 받아먹지만 입에다 넣어줘도 잘 먹었다.


(2018년도만 해도 빠이에서 코끼리 타기 체험 등이 가능한 곳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202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코끼리 보호 운동이 확산되면서

2025년 현재, 태국 북부의 코끼리 농장들은 라이딩을 거의 모두 중단,

교감, 교육 중심의 윤리적 체험으로 전환하고 있답니다.)


20180206_162035.jpg 아무렇지 않게 자연 속에서 익어가고 있는 파파야 열매가 여유롭다




해발 약 500m 이상의 능선에 있어 발밑으로 구름이 몰려온다는

운래 전망대(Yun Lai Viewpoint / 云来观景台).

일출과 안개, 그리고 중국풍 정서가 깃든 특별한 장소로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명소이다.

빠이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약 5~6km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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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건기라 구름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지 저 멀리에만

구름이 약간 보인다.

전망대 인근은 국민당 후손들(중국계 민족)이 정착한 마을로,

빨간 등롱, 흙집, 찻집 등 중국 운남성 분위기가 나는 것이 특징인데

한국인의 정서로도 친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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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

빠이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거대한 불상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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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네가 무슨 일몰을 보겠다고 여기까지

수백 개의 계단을 올라왔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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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내일 또 떠오르는데

오늘 지는 해는 각자의 마음속에

무슨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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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가 저무는구나.

이제 치앙마이 한달살기도 며칠 남지 않았다.






(2018/1월 중순~2월 중순,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나름의 솔직한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가끔 글 중간에 2025년 현재의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도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5년 7월 생각"



[호]


빠이에는 우리가 가본 곳 말고도 구경하거나 체험할 곳이 많답니다.

자연과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미니 그랜드 캐년인 빠이 캐년 (Pai Canyon),

팜복 폭포 (Pam Bok Waterfall),

빠이 핫 스프링 (Tha Pai Hot Springs)도 있고,

빠이강에서 대나무 뗏목 타기 (Pai River Bamboo Rafting),


중국 윈난족 후손들이 정착한,

산팅 문화마을 (Santichon Village),

2008년 지진으로 생긴 땅이 갈라진 곳이 관광지화 된,

The Land Split도 가볼 수 있습니다.


pai-land-split-9.jpg The Land Split


빠이의 이곳저곳을 체험하거나

조용히 다녀보고 싶으시면 적어도

일주일쯤 머물며 관광을 해도 좋을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