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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호스윗 Mar 09. 2024

처음으로 써 본 시

딸이 나의 뮤즈가 될 수 있을까

<새해 첫날>


손에 감기는 말캉한 느낌

고사리 같은 너의 손

작은 사람은 나에게 속삭이네

엄마 잠이 오지 않아요


여린 몸 안으며 다독여도

동그란 작은 눈은 반짝반짝

엄마 창 밖을 볼까

저기에서 트리가 반짝여

여기에선 노란 불빛이 인사해


깊고 고요한 겨울밤

창가의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너는 무얼 봤을까

너는 무얼 느꼈을까


반짝이는 불빛

반짝이는 너의 눈

3살 아기의 새해 첫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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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여느 집이 그러하듯 정신없이 휴일 삼시 세 끼를 챙기고 “한 살 더 먹었으니 말 잘 들어라” 류의 훈화말씀 이후 얼른 자라고 재촉하던 1월 1일 밤.


둘째 딸아이가 안방에서 자지 않겠다며 오빠방 침대로 가더니 창밖을 내다보며 한참을 버텼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무얼 하느냐 물어보니 꿈꾸는 듯이 “잠이 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가끔은 세상만사를 다 아는 것 같기도 한 아기와의 대화. 다음날 자고 일어나 황급히 핸드폰 타자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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