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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꾹꿍 Mar 23. 2016

걱정 없애기 (걱정트리)

걱정을 없애는 나만의 방법을 공유합니다.


쓸데없이 걱정이 많아서 문제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퍼센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이며, 22퍼센트는 아주 사소한 걱정들이고, 4퍼센트는 우리가 전혀 손쓸 수 없는 일들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4퍼센트만이 우리가 정말로 걱정해야 하는 일이다.


결국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미래와 이미 지난 과거에 대한 걱정들로 지금 현재 불편해지고 있는 것이다.     


‘걱정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무언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회사 업무, 사람과의 관계 등등. 하루만 딱 지나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걱정스러운 일도 없으며, 심지어는 왜 걱정을 했는지 후회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일이 다 그렇다.


또한 걱정을 하면 상황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다.


걱정을 하는 순간 실패는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걱정이나 근심, 두려움, 스트레스와 같은 것들이 우리의 의식(무의식 포함)에 영향을 주어 실수를 하게 하고, 걱정했던 바로 그 행동이나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병완 저,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中 )


그럼에도 인간이기에 너와 내가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또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하루는 걱정되는 일 3가지에 대해 일기를 썼는데


1. 일 효율이 떨어져서 업무를 다 못 마치고 집에 돌아옴.

2. 괜한 말을 해서 동료의 마음을 상하게 한 거 같아서 신경 쓰임

3. 집주인이 집을 비싸게 내놓아서 이 집을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됨     


그런데 그 다음날 이 세 가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밝혀졌다.

1. 그 다음날 해도 되는 일이었고,

2. 동료는 마음 상한 거 같지 않았고

3. 더 괜찮은 집을 부동산에서 찾았다.      


 혼자 생각의 꼬리를 물고 계속 걱정을 한다.


오늘 내일 일이 아닌, 심지어 10년, 20년 뒤의 일까지 고민을 한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걱정은 걱정을 낳고 또 다른 걱정을 만든다.      


우리집 앞 공원에 쓰여 있는 말 중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티베트 속담)


이런 걱정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내가 만든 게 걱정트리이다. 여러 가능성에 대한 것을 세우고 고민은 바로 끝낸다.  

그래서 나는 무슨 고민이 생기면 걱정트리를 만든다.     


특히, 난임을 겪으면서 나는 스스로 몸이 묶였다. 언제 어떻게 병원 일정이 있을지 모르고, 언제 임신이 될 지도 모르니 계획이라는 것을 세우기가 무척 어려웠다.


예를 들면 병원 일정이 있는데 다음 달에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거다. 그럴 때는     

                    

다음달 해외여행  


1. 난자 채취 x --  go !

2. 난자 채취 o - 이식 x (공난포 or 냉동)  -- go!

3.                     -- 이식 o      -- 임신 x      --- go!

4.                                             -- 임신 o      --- 여행못가는 유일한 케이스


이 모든 케이스 중에서 여행을 예약했는데 못가는 케이스는 내가 여행 전에 임신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케이스는 확률이 무척 작으며, 만약 일어난다고 하면 여행 수수료가 아까울까? 그토록 바라던 일이 아니던가.


오히려 여행을 예약해두면, 시험관 시술이 실패해도 바로 마음을 비우고 떠날 수 있으니 위로도 되고 좋다.

나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런데 그 여행을 예약하기까지 무척이나 고민하고 걱정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혹시나 그 사이에 임신이 되면 어쩌지? 라는 고민이었고 그래서 그때마다 포탈 사이트 단골 검색어는 ‘임신 초기 여행’,‘임신 초기 장거리 비행’ 이런 것들이었다. 왜 그렇게 필요 없는 걱정들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 걱정트리를 만들고 나서 여행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위에 걱정 트리를 만들고 시원하게 비행기, 호텔, 렌트카를 예약해 두었다. 그리고 ‘걱정 끝!’을 선언했다.     


회사 복직을 앞두고도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왜 불안한 마음이 드는지 걱정트리를 만들어보았다.     


*복직을 한 달 앞두고 걱정되었던 것

(고민 -- 대안)

 1.나만의 자유시간 감소 -- 주말에 자유시간 실컨 보내기

 2.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 한달 전부터 일찍 일어나는 연습하기

 3.혹시 업무를 잃어을까 --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면서 떠올려보. 

 4.간식 많이 먹어서 다시 살찌면? -- 간식 줄이고 6시에 저녁 일찍 먹기

 5. 병원은 다시 어떻게 병행하나 -- 잘 얘기하고 다녀오자      


여러 가지 고민들을 쓰고 그에 따른 대안을 달아놓고 고민 끝을 외치는 것이다. 더 이상 머리 속에서 고민하는 것을 정리한다는 의미이다.


 그러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하고 뚫리는 기분이었다. 쓰다 보니 정리도 되고 막연하게 고민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고민하며 아까운 휴직시간을 낭비하기보다, 빨리 고민을 털고 그 꿀 같은 시간을 즐겨야 할 것이 아닌가.    

 

실제 육아 휴직하다가 복직한 친구는 자기도 복직에 대한 고민 때문에 몇 달간 즐기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했다. 막상 가면 다 적응해서 하니까 걱정 말고 시간을 즐기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복직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이 고민들을 읽어보았다.


 1.나만의 자유시간 감소 -- 어쩔 수 없다.    .

 2.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 기상시간은 습관인 것 같다.

 3.혹시 업무를 잃어버렸을까 -- 전혀, 엑셀을 다시 여는 순간 기억들이 재생되었다.

 4.간식 많이 먹어서 다시 살찌면? -- 간식 많이 먹고 살찌고 있다. ㅜ 다시 빼면 된다.

 5. 병원은 다시 어떻게 병행하나 -- 적당히 잘 다니고 있다.

 

매일매일 고민되는 것들을 일기장에 써놓고, 다시 한두 달 뒤에 되돌아가서 읽어보자.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하나 더.

우리가 걱정을 하는 것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인데, 생각보다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걱정이 조금 더 줄어들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이미 내가 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걱정이 된다면 지난 일은 잊고 앞으로 더 잘하면 되는 것이다.      


동료가 하는 노래가 재미있어서 옮겨본다.


♪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고, 내일의 일은 잊어버리자. ♬   


고민이 너무 많으면 밤에 잠도 안 온다. 고민하지 말고 푹 자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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