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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꾹꿍 Mar 18. 2016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글로 치유

어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나는 왜 이렇게 쓰는가.


피곤해 죽겠는데 일주일에 2~3개의 글을 쓰겠다는 혼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쓰고 앉아 있는가.

쓰기 위해 읽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살아가면서 지나칠 수 있는 많은 생각들을 붙잡고 안 놔주는가. 그러면서 왜 희열을 느끼는가

언제부터 이렇게 책보고 글쓰는 걸 좋아했다고

 

 뭔가 생각이 나면 찬바람 나는 길거리에서도 핸드폰 메모장을 펴고 쓰는가.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나라는 존재에 대해 , 내가 몸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알기 위해 미친듯이 책을 보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노트북을 켜고 쓰기 시작했다. 거의 한 달간 미친듯이 쓰기 시작했다. 책 한권 분량의 내 이야기를 써내려갔고 브런치를 알게 되서는 이곳에 쓰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괴로움 속에 웅크리고 나를 숨겨 지내는 것보다 읽고 쓰고 발견하는 이 순간이 너무 경이로워 무언가를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이었다. 직업이 작가도 아니고, 문학도도 아닌데, 나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지난 날의 모습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한 글자씩 쓰고 있다.


평일보다 주말엔 더 많은 글을 쓰고 있고,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 더 많은 책과 글들을 읽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그것도 기쁘게. 피곤하다고 느끼지 아니하면서.

   

이 시간이 너무나 고맙다.'나'라는 사람은 무언가에 온전히 몰입해야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몰입은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

 

심심할 틈이 없다. 심지어 너무 바쁘다.  하루종일 회사일을 하고 와서 노트북에  글을 쓰고 있고, 지하철에서는  사람  많은데서도 책을 피고 정신없이 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해야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순수하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브런치에 마치 매체에 내 글을 투고하듯 쓰고 있고 매달 회사 게시판에 글을 쓰는 것은 온 정신을 다하여 정말 성의껏 쓰고 있다.

 

예전에는 다 놓치고 있던 일상을 새롭게 ‘발견’ 하자 머릿속에 쓰고 싶은 글감들이 넘쳐났다.


책에서 본 이야기인데,

 어떤 할머니가 한글을 모르다가 그 한을 풀기 위해 한글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를 쓰고 뭐가 달라졌냐고 물으니,

'이제 들국화 냄새도 맡아보고 돌멩이도 들춰보게 됐다. 애정을 가지고 보기 시작하니 여든까지 보지 못하던 꽃을 보게 돼서 시를 쓸수 있어 행복하다.'


책을 열심히 보고 도서관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번도 눈길을 준 적이 없었던 길가에 핀 야생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햇빛, 하늘, 바람.. 그냥 무엇이 되지 않아도 '행복하다'라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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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 박웅현씨의 책 '여덟 단어' 에서도 '견', 즉 일상을 흘리지 않고 바라보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같은 걸 보고 127번째 셀에 집어넣는 사람이 있고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다. 127번째 셀에 집어 넣는

 사람이 좋아요. 첫째, 더 창의적이고, 둘째, 더 행복하죠.


그렇다. 글을 쓰고 나서 내가 얻은 것은

세상을 발견하고, 나를 발견하고, 그리고 더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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