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회복과 원활한 인간 관계 속에서 쾌적한 거리가 필요한 이유2
지난 번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끔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글은 공감도 얻고 새로운 생각들도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을 보다가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쾌적한 거리를 둔다는 것은 상대방을 덜 사랑하라는 의미는 단연코 아니다. 여럿이 함께 있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필요가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나를 사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오프라 윈프리가 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에서 오프라는 토크쇼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자녀가 필요한 것보다 어머니가 필요한 것을 우선시하라는 그 단순한 제안에 여성 청중은 몹시 언짢아했다. 그러자 오프라가 설명을 하기 위해 끼어들었다.
“여러분에게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말거나 굶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요. 라이프코치님의 제안은 자신을 먼저 보살펴야 여러분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보살핌을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행기의 산소마스크 이야기 아시죠? 자신이 먼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남자 연예인들이 아내 없이 그들의 자녀들을 며칠간 보는 방송이다. 처음에 아내들은 항상 함께 한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것을 불안해하고 서운해 했다. 그러나 회가 지나갈수록 방송 언제 하는지를 기다린다고 한다.
(합법적으로) 육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는 자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누구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상사 눈치, 집에서는 가족들 눈치, 그 안에서 소멸되어 가는 건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또 하나.
상대방과의 쾌적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튼튼하고 건강한지이다.
관계 속에서 내 자신이 충분히 충만함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쾌적한 거리는 아무 소용이 없다. 자존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형성된다.
지속적으로 회사 상사에게 지적을 당할 때, 집에서 가족들에게 무시 당할 때 자존감은 와르르 무너지게 되어 있다. 가족간, 친구간, 동료간에 건강한 관계 속에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거리를 허용할 때 비로소 자존감은 날개를 펴고 ‘사는 게 재미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