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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꾹꿍 Apr 14. 2016

40대에 꿈을 찾아 가족을 떠난 화가 ‘고갱’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나는 그려야 해요.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꿈을 갖는다는 것에 연령 제한이 있을까? 40대에 돌연 꿈을 찾아 떠난 사람이 있었다.

바로 화가 ‘폴 고갱’이다.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은  화가 ‘폴 고갱’의 삶을 소재로 쓴 글이다. 소설에서 고갱은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로 그려진다.      


그는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현명한 아내, 예쁘고 귀여운 딸, 아들이 있었고 증권사에 다니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누가 봐도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그의 가정에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 스트릭랜드가 메모지 한 장만 남겨둔 채 가족을 떠난 것이다.


아내는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달아났다고 생각했다. 책 속의 ‘나’는 스트릭랜드의 아내와 친분이 있는 작가인데 그의 아내의 부탁에 따라 그를 찾으러 파리로 간다. 그리고 그를 찾았다.      



 : (여자 때문이 아니라면 ) 그럼 도대체 무엇 때문에 부인을 버렸단 말입니까?

스트릭랜드 :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소


나는 한참 동안 지그시 그를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 자가 돌아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아니 나이가 사십이 아닙니까?

스트릭랜드 : 그래서 이제 더 늦출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요.

: 당신 나이에 시작해서 잘될 것 같습니까? 그림은 다들 십칠팔 세에 시작하지 않습니까?

스트릭랜드 : 열여덟 살 때보다는 더 빨리 배울 수 있소.

: 어째서 그런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스트릭랜드 : 나는 그려야 해요.

  ....

나는 그려야 해요.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그의 마음속에서 들끓고 있는 어떤 격렬한 힘이 내게도 전해 오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그는 악마에게라도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았다.      



그 열망은 얼마나 강렬한 것일까? 성공 여부를 떠나 물에 빠진 것 같은 강렬한 열정. 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것 같은 감정은 그를 지배했다.  


실제 고갱은 가족을 떠난 것이 아니라, 직장을 그만두고 그림에 열중하자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고 한다. 어찌됬든 생계를 버리고 자신의 꿈을 고집한 것은 소설과 동일하다.

    

그를 보고 일반적인 사람들은 양심이 없다고 말한다.   ‘양심’이라든지 ‘사회적 관념’,‘도리’를 그가 저버렸다는 것이다. 그를 가르켜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비열한 이기주의’였다.


나는, 양심이란 인간 공동체가 자기 보존을 위해 진화시켜 온 규칙을 개인 안에서 지키는 마음속의 파수꾼이라고 본다. 양심은 우리가 공동체의 법을 깨뜨리지 않도록 감시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경찰관이다.

    

사람안에 양심이라는 게 있어서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꿈을 위해

가정을 저버린다면 사회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양심이 마음 속의 경찰관 역할을 해서 사회적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한다.


스트릭랜드에게도 양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양심를 짓누르는 더욱더 큰 꿈에 대한 열정이 있었을 것이다.  평범한 삶을 등지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만 했던 그는 그림을 그리고 나서야 행복해졌다.



스트릭랜드 : 난 과거를 생각지 않소. 중요한 것은 영원한 현재뿐이지.

  나 : 지금은 행복하십니까?

스트릭랜드 : 그렇소


다른 길의 삶에서 더욱 강력한 의미를 발견하고, 반 시간의 숙고 끝에 출세가 보장된 길을 내동댕이 치자면 아무래도 적지 않은 인격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갑작스러운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더더욱 큰 인격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인생을 망친 것인가?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는 최고로 열악한 상태에서 치열하게 그림을 그려댄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순응하는 법이 없다. 태도는 여전히 불손했다. 돈을 빌려주고 아플 때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준 스트로브의 아내를 빼앗고 (빼앗은거 보다 스트로브의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스트릭랜드에게 갔다.) 그녀를 자살에 이르게 했다.  


실제 고갱에 대한 여러 평가를 보면 그는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이었다고 말한다.

     

 문명의 압박을 참지 못하고 파리를 떠나 원시의 섬인 ‘타이티’ 에서 남은 여생을 보낸다.  그의 강렬한 색채와 특유의 감각들은 타이티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리 잡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지막 최후를 맞이한다.      




안타깝게도 살아생전 그의 그림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죽고 나서야 그는 천재 화가로 인정받게 된다.    


꿈이란 무얼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늘 ‘비열한 이기주의’라는 말을 들어야 할까?      

꿈을 이룬다는 것은 이루고자 하는 것과 자신과의 싸움이다. 수십년을 반복하며 그 대상을 넘어서 무언가 살아있는 것을 창조하는 것.

그림이든, 음악이든, 춤이든, 운동이든, 글이든.. 자기 자신과 마주하여 지독한 고독과 슬픔을 이겨내며 얻어내는 그 무엇. 그 살아 숨쉬는 작품을 100년 200년.. 1000년이 지나도록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비열한 이기주의’를 가진 가장일까? 전 세계인에게 몇 백년 이상 감동을 주는 작품을 남긴 거장일까?  


가정을 버리고 자신의 운명에 몸을 맡긴 천재 화가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나요?  문득 드는 생각은 자신의 천재성을 숨기고 마음의 소리를 못들은 척하며 살아가는 수 많은 가장들이 얼마나 많이 숨어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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