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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꼬Ma Apr 05. 2017

(怪物)괴물의 탄생_2

꼬꼬마의 글공간


※ 글의 의도상 야하다 느낄 수 있는 표현과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으니
     미성년자나 심신이 미약하신 분들은 감상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두운 밤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물었다.
높지 않은 8층 건물의 옥상에서 바라본 바닥은 죽기에 매우 적합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식칼을 손목에 대보기도 하였지만 죽는 행위는 아픔과 고통이 너무 두려워 쉽게 시도할 수가 없다.
그냥 막 죽을 정도로 병이 나서 아프다가 어쩔 수 없이 죽게 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픔과 고통은 일단 아무래도 싫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죽을 방법이 필요하다 느꼈다.
뭐 죽는 방법만 고민해본 것은 아니다. 나 나름대로의 삶을 행복하게, 재미있게, 의미 있게 살 수 있을만한 방법들도 찾아본다.
대 만족할 만한 직장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사회의 변두리에 있지만 구직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
취미생활이 없는 것도 아니였다.
오타쿠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게임하는 것 만화를 즐겨보는 행위도 꾸준히 즐기고 있다.


그럼에도 가끔 자신에게 왜 죽으려는지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까지 사회의 울타리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따라왔을 뿐이고
이제는 나의 기준 안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선택해 보고 싶은 것도 있다.
딱히 죽으려는 것도 딱히 살아가려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본다면 뭔가 모호하겠지만 여기에는 나름 자신의 철학을 관철하려는 의미도 있다.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는 대스타가 자살을 하듯 많이 가졌다는 것이 꼭 삶의 의미가 될 수 없고
가난한 가정의 불화가 끊임없이 자식에게 대물림되듯 많이 못 가졌다는 것도 삶의 의미가 될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만약 내가 무작위로 사람들을 골라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한지 묻는다면
매우 긍정하는 대답을 얼마나 들을 수 있을까?


끊임없이 평생 스트레스를 달고 살며 나이마다 획득해야 되는
높은 성적,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똑똑한 자식, 곱게 늙은 노인, 사회 기준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아! 나는 정말 좋은 인생을 살았다라고 만족해하며 허허 웃으며 관짝으로 들어가면 되는 것이 과연 인간일까?


겉으로 본다면 나는 아무 이상이 없는 인간이다.
적당한 외모, 적당한 신체조건, 적당한 성격에 연애도 꽤 해보았고 가정도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시고 지극히 평범하다.
아마 타인이 나의 속을 뜯어본다면 살짝 우울증으로 가끔 죽으려는 생각을 하는 정신 이상자 정도로 취급될 것이다.


예전부터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라던 공부를 열심히 해오면서 행복하지 않았고 사회에 나와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의 압박에 항상 가슴을 졸이며 불안했고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을 붙들고 항상 인내하며 살아왔다.


인생에 소소하게 계속 찾아오는 즐거움들이 행복이고 이런게 인생이구나 하며 살아가라지만 나는 이게 전혀 만족 되지가 않았고 항상 공허했다.
그 공허가 커질수록 점점 더 사는 것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칠 듯이 하기 싫었던 공부는 의무 같은 존재였고 직장생활은 무조건 인내하는 것이 이 세상의 순리같이 다가왔고 인생의 패턴은 똑같은 고리를 빙글빙글 돌았다.
그럴수록 마음속에서 의문이 계속 커져왔고 그 궁금함이 지금 세계에서의 나는 망치고 있으면서 혹시 모를 다른 세상의 나를 찾아가는 길은 아닐지 기대하게 되었다.


뜬금없이 헤어진 당신에게 문자가 왔다.
'도대체 헤어지자고 하는 이유가 뭔데?'


새 담배를 꺼내 다시 입에 물고 8층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당신에게 전화를 걸자 바로 받았고 나는 말을 꺼냈다.


"하자"
"뭘?"
"하자고"
"뭘 하자고?"
"섹스하자고"
"........."


전화가 끊어졌다. 이정도 됐으면 질렸을 것이다.
귀찮다. 사는 것도 귀찮은데 너의 존재마저 귀찮다.


담배를 끊고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당신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래 섹스하자. 어디야, 집이지? 준비해 갈 테니까"


나의 침묵에 다시 전화가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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