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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꼬Ma Apr 07. 2017

(怪物)괴물의 탄생_3

꼬꼬마의 글공간


※ 글의 의도상 야하다 느낄 수 있는 표현과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으니
     미성년자나 심신이 미약하신 분들은 감상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를 열었다.
소주가 한병, 두병, 세병 셀 수 없이 진열되어 있다.
소주 한병과 과자 한봉다리를 들고 티비 앞에 앉았다.
티비 앞에 굴러다니던 소주잔에 소주를 부어 한잔 마셨다.
설마 진짜 오리라... 나도 정상은 아니지만 진짜로 온다면 당신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서도 보고 싶다.
인간의 단순한 외로움과 힘겨움은 왜 이리 이겨내왔어도 혼자서 버텨내기가 힘들까.
소주를 반 병쯤 비웠을까 문이 강제로 열리고 고개를 돌리자 당신이 나타났다.


'하... 열쇠 헤어질 때 안버렸구나...'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는데? 하자며? 섹스..."


당신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내 앞에 소주를 쳐다보더니 싱크대에서 소주잔을 찾아 내 옆에 앉는다.


"한 잔 줘봐"
"섹스하러 온 거 아니냐?"
"먹던 술은 마저 먹어야지"


조용한 티비의 소리와 그것이 비추는 작은 불빛의 공간에서 우리는 각자 소주를 따라마셨다.
소주 병이 비워지자 당신은 냉장고에서 소주 두병을 꺼내왔고 또다시 우리는 각자 조용하게 소주를 따라 마셨다.


"뭐가 문제야?"


긴 침묵 끝에 당신은 말을 꺼냈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 침묵했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고 소주를 한잔 입으로 넘기자 당신은 다시 말을 꺼냈다.


"내 잠자리가 만족스럽지 못했어?"
"아니"
"그럼 뭔데?"
"죽으려고"


수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긴 고민들은 함축되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한마디가 되어 뱉어졌다.
갑자기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참 남이 들었으면 어이가 없을 한마디였다.


"그래서 죽는 김에 섹스나 한번 시원하게 하고 죽으려고?"
"아니 그런게 아니라 하....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그냥 집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할수록 올라오는 성욕과는 다르게 보내야 한다는 각오가 생길 즘 당신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티비에 시선을 고정하고 침묵했다.
너를 이해해 혹은 그건 잘못됐어 따위의 말을 들으려고 했던 생각들은 아니였다.
과거 당신에게 이것과 관련하여 어떤 말들을 했던 건지 단편적으로 기억들이 떠올랐다.
당신은 나의 손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말을 꺼냈다.


"사회에서 원하는 대로 나랑 같이 해봐,
일도 잡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지금 나랑 섹스도 하고,
그리고 나서도 행복하지 않으면 그때 죽어
그럼 잔소리 없이 보내줄게"
"응?"


당신은 나의 확답을 듣지 않은채 화장실로 퇴장했다.
나는 다시 소주를 한잔 더 입에 털어 넣었고 당신은 속옷만 입은채 침대에 걸터앉았다.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그 눈빛에 참지 못하고 당신의 어깨를 밀쳐 침대에 눕히고 입술을 가져다 댔다.
물음에 긍정의 대답이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죽음의 방향과 이생에 대한 방향을 지금이라도, 아니 조금 가까운 미래까지라도
찾아갈 수 있는 수단이라도 된다면
혹은 그것으로 내가 바라는 행복이라 말하는 나의 존재 이유가 충족된다면 꽤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당신의 브래지어를 벗기고 가슴 가운데 얼굴을 깊숙이 묻자 따듯함과 함께 마음이 포근해졌다.
그토록 어둡게 고민했던 오만가지 생각들은 성욕에 묻혀 사정하고 싶다는 한가지 생각에 집중되어졌다.
팬티 위 음부에 손을 가져다 대자 흥분했는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갈라져 있는 촉촉한 계곡을 따라 천천히, 깊숙이 손가락을 삽입하자
당신은 짧은 신음을 뱉어냈다.
나는 거친 숨을 뱉어내며 바지와 팬티를 내린 후 당신의 팬티를 벗겼다.
그리고 성기를 삽입하자 그제서야 당신의 얼굴이 보였다.
입술이 보였고
콧등이 보였고
그제서야 당신의 눈빛이 보였다.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당신은 물었다.


"나... 사랑해?..."


순간 당신의 물음에 모든 감각과 생각은 패닉이 되었고
너의 안에 사정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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