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오는 함덕 빽다방.
통창 가득 채우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무리 보아도 믿기지 않는다.
저 화려한 푸른색은 자연이 빚었다기보단
일류 호텔의 인공 수영장이 더 말이 된다.
함덕 해변과 10분 거리로 이사 오면서 함덕을 꽤 자주 오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함덕 바다를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늘 올라오는 감정이 있다.
바로 '부끄러움'이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자연을 두고도 멋진 작품 하나 못내냐' 나를 책망하는 것 같다.
다른 예쁜 바다도 많이 보아왔는데, 왜 함덕은 유독 날 죄인으로 만드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나도 내 감정의 루트를 다 알 순 없으니까.
아마 추측건대,
푸름으로 빚을 수 있는 온갖 예술의 합이 일렁임을 보고 있자면
저 큰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 자신 넘치는 아름다움 앞에서
내 작디 작은 도화지가 부끄러운 거다.
사교육을 아무리 투자해도 2등급 밖에 못 받아 오는 수험생이 된 것처럼..
괴로운 아름다움에도 눈을 떼지 못해 괴롭고,
그 아름다움을 이렇게 밖에 표현 못해서
또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