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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 가난뱅이 Aug 22. 2018

뉴욕 여행 4일째

#6/21(목)



밤새 비가 왔다. 


비가 그칠 거라는 예보는 있는데 아직 조금씩 내린다. 일단 아침을 먹고 다시 숙소로 오면 비가 그칠 것 같다. 



숙소 근처에 베스트 베이글이 있다.             



숙소에서 나와 왼쪽을 보면 보이는 모습






8시쯤 도착했더니 사람이 별로 없다. 
시나몬레이즌 베이글에 플레인 크림치즈, 노토스트다. 한국에서 베이글을 먹을 때에도 시나몬레이즌을 즐겨 먹는다. 역시 맛있다. 토스트를 하지 않으니 오히려 베이글의 쫀득한 질감이 살아있는 느낌이다. 앞으로는 토스트를 안 해야겠다. 







다 먹고 나갈 때쯤 9시 가까워지니 사람들이 많아진다. 급기야는 가게 밖으로까지 줄이 이어졌다. 여행객보다는 여기 사는 사람들인 것 같다. 





Best Bagel & Coffee, 225 W 35th St A, New York, 





먹고 나오니 예상대로 비가 그쳤다. 

뉴욕의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출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손에는 커피를 들고, 몇몇은 점심 도시락도 들고, 다운타운에서 업타운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빨간 불 신호등에 일단 멈추긴 하지만 차가 오지 않으면 그대로 직진이다. 두리번거리는 여행자들은 흐름에 방해가 되는 기분이다. 

다양한 인종이 있다. 백인, 히스페닉, 동양인, 흑인이 비슷한 비율로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참 젊다. 나이 든 사람이 적다. 여행자들의 나이도 젊은듯하다. 유럽 여행 중에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뉴욕이라는 도시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가 보다. 











뉴욕에 오면서 많이 기대했던 곳이 브루클린 브리지다. 양쪽 방향으로 모두 걸어보고 좋은 방향은 다시 걸어볼 생각이다. 날이 흐리다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브루클린 브리지로 간다. 




위 지하철역에 내려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가면 다리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일단 맨해튼에서 브루클린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끝에서 되돌아올 계획이다. 









오전에 걷기엔 브루클린에서 맨해튼 방향이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고른 방향은 해가 왼쪽 위에서 얼굴로 비친다. 구름 잔뜩이어도 날이 개는 중이라 햇빛이 느껴진다. 




걷다가 뒤돌아 본 맨해튼 방향. 









이제 다시 되돌아간다. 













건너편에 맨해튼 브리지가 보인다. 
반대쪽으로는 멀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브루클린 브리지 왕복 후 근처 공원에서 아침으로 먹고 남은 베이글을 마저 먹었다. 역시 토스트를 하지 않으니 나중에 먹어도 촉촉하다. 



그는 만년필을 수집한다. 비싼 건 못 사고, 저렴한 종류들을 모은다. 파카 조터 만년필을 사다 달라고 해서 Fountain Pen Hospital에 들렀다. 이곳은 펜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수리도 해주는 곳이다. 특히 오래된 빈티지 펜들이 아름답다. 




Fountain Pen Hospital, 10 Warren St, New York, NY 10007 









이제 911 메모리얼 센터로 간다. 
날이 완전히 맑아졌다. 
















뒤에 높은 건물은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메모리얼 파크의 아래로 떨어지는 분수를 한참 보다가 사망자 이름도 손으로 쓸어 보다가 월스트리트로 방향을 틀었다. 


근처 스타벅스에서 녹차프라프치노를 한 잔 샀다. 달고 시원하고 카페인 만땅 충전이다. 

황소에 사람들이 아주 많다. 머리와 엉덩이 양쪽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만지면 돈을 많이 벌게 해준다고 해서 더 그렇겠지. 

황소보다 황소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아이가 더 눈에 들어온다. 



Fearless Girl, 8 Broadway, New York, NY 10004





작년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월스트리트의 황소 앞에 세워진 조각상이다. 당초 한 달만 전시될 예정이었는데 인기가 많아서 연장되었다. 두려움 없는 소녀상이라는데 참 당당해 보여 좋다. 이 꼬마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까 궁금하다. 


황소 아래쪽 지하철 입구 부근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서서 그리는 건 좀 더 어렵다. 그리는 중에 꼬마 애가 춤을 추며 접근한다. "얘야... 널 그릴 자리가 없다."






지하철을 타고 메트로폴리탄으로 이동한다. 


지하철역에서 메트로폴리탄으로 걸어가는 도중 E86st 와 park av 교차점. 






노란색을 좋아한다. 도시의 색깔에 노란색이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뉴욕은 노란색이 여기저기 많다. 이 색이 보고 싶어서 뉴욕에 왔을 정도로 노란색을 좋아한다. 



오늘은 미국 미술 쪽으로 집중한다. 메트로폴리탄은 천창을 잘 활용한 미술관이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전시실이 많다. 그림보다 공간이 주는 만족감이 더 크다. 








빗방울 설치 작품





Lucian Freud의 작품을 볼 거라곤 예상 못 했다. 얼마 전까지 생존했던 화가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는 아니지만 이 사람 그림 속 인물들은 너무 적나라해서 슬프다. 

이렇게 환한 전시실에 이렇게 적나라한 모습이라니... 이 그림은 비 오는 날 보러 오는 게 더 어울리겠다. 



Lucian Freud




계단 옆벽에 거꾸로 붙어 날 째려보는 조각 작품. 






무지 복잡한 그림을 보고 옆방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멀리 등대가 보인다. 메트로폴리탄에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한 작품들을 만나 더 감동이었다. 







이 그림을 알고는 있었지만 벽에 걸린 걸 처음 본건 연남동인지 홍대 근처에 있는 곳인지 양옥집을 개조해서 만든 빵집 겸 카페에서다. 2층 카페 벽에 이 그림(복사본이지만)이 있었다. 호퍼는 빛을 잘 표현하는 화가로 알고 있다. 그 카페에서도 그림이 좋아 한참 봤었다. 이 그림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다. 내가 본 그림보다 실제는 크기가 작다. 



Edward Hopper 



그림 앞에 의자가 있어서 한참을 앉아 봤다. 


혼자 여행이 좋은 점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싫어하는 건 하나도 안 해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만큼 오래 할 수 있다. 여행을 할수록 나도 모르던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이 나타난다. 



오늘 치 미술관용 에너지를 다 썼다. M1 버스를 타고 브라이언트 파크로 이동한다.  



 이곳은 어제와 좀 다른 분위기다. 사람들이 모여 요가를 하고 있다. 주최 측에서 요가매트를 빌려주고, 미리 신청하면 할 수 있는 것 같다. 








요상한 포즈를 바라보며 난 저녁을 먹었다. 

뉴욕에 자주 보이는 식당 중 Pret A Manger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한 잔 샀다. 저녁에 탑 오브 더 락 전망대에 가야 하니 기운이 더 필요해서 카페인 추가지만 다 마시진 못할 거다. 

샌드위치는 치킨과 오이가 들어 있고, 고수가 많이 들어 있고, 간이 좀 덜 됐다. 
고수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많다. 중간중간 빼고 먹었다. 다시 먹고 싶진 않다. 
 





다 먹으니 요가도 끝났다. 평소에는 잔디밭을 닫아 두지만 특별 행사가 있으면 입장 가능하게 한다. 요가 후에도 잔디밭에 사람들이 뒹굴거린다. 







숙소에 들러 잠시 쉬다가 9:30분에 맞춰 탑 오브 더 락으로 가려고 한다. 


해가진다. 요즘 일몰 시간은 8:36분쯤이다. 


















전망대는 단 1분도 먼저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정확한 시간에 입장했다. 










한 번쯤 볼만하다. 

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뉴욕이니까 좋았다. 




오늘의 지출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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