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아한 가난뱅이 Aug 22. 2018

뉴욕 여행 5일째

#6/22(금)



낮 최고기온이 23도다. 


종일 흐림이다. 꽤 춥겠다. 


일단 가지고 온 옷 중 긴팔 티에 얇은 면 가디건을 겹쳐 입고, 숄을 하나 준비해서 나간다. 




오늘도 아침은 베스트 베이글이다. 


어제 제법 푹 자서 늦게 출발했더니 가게 밖으로 줄이 서있다. 뉴욕 와서 가장 긴 줄이다.  


            




통밀 베이글에 썬드라이드 토마토 크림치즈, 노토스트다. 이 조합도 훌륭하다. 





더 하이라인으로 걸어간다. 
더 하이라인은 예전 기찻길을 산책로로 만든 곳이다. 첼시마켓을 둘러보면서 산책도 가능하다. 

더 하이라인 끝에서 끝까지 걷는다. 한쪽 끝이 휘트니 뮤지엄이다. 여긴 다음에 갈 예정이다. 




















하이라인에서 내려와 첼시 마켓으로 간다. 




첼시 마켓은 옛날 과자공장 자리에 들어선 대형 식품매장이다. 재료도 팔고, 먹을 것도 팔고, 책도 팔고, 기념품도 팔고, 빵도 팔고 등등.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기서 랍스터를 많이 먹는 듯하다. 지나다 보니 정말 많이 모여있다. 

펫위치라는 브라우니 파는 곳이 있다. 맛있으면 사 가려고 했는데 시식용 두 개 먹으니 더 먹고 싶지 않다. 게다가 아침으로 먹고 남은 베이글 반쪽이 꽤 무겁다. 가방에 약간의 미술용품을 넣고 다니는 중이라 무게를 증가시키기 힘들다. 오늘 이후로는 물감과 종이도 숙소에 두고 다녀야겠다. 

여행 중 계속 흥분상태가 지속되어 입맛이 없다. 매일 약간의 카페인과 약간의 알콜이 필요할 뿐이다. 이러니까 중독자 같다.^^

내 입에 맛있는 걸 좋아한다. 맛이 없으면 먹다가 버리기도 한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은 아니다. 천 원짜리 명랑 핫도그도 참 좋아한다. 그런데 맛있는 걸 찾아다닐 정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여행 일정 중 맛집을 끼워 넣어 동선을 짜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냥 그날 아침 날씨나 컨디션에 따라가고 싶은 곳을 어슬렁거리면서 다니는 나에겐 중간에 맛집을 끼워 넣는 것이 상당히 번거롭다. 배고플 때 맛있는 집에 도착하는 게 어렵다. 

이 여행기에 유난히 먹을 것에 대한 내용이 없음을 설명하려고 말이 길어졌다. 

 아무래도 그와 같이 하는 여행이었다면 지금보다는 많은 걸 먹었을 것 같다. 아닌가, 지금보다는 더 많은 맥주를 마셨을 것 같다가 맞는 듯하다.  














다시 브라이언트 파크로 왔다. 
커피 한 잔에 남은 베이글로 점심을 먹는다. 









마지막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보러 간다. 








뮤지엄을 돌아다니면서 그가 아이폰에 넣어 준 음악을 들었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가볍게 춤을 추면서 걸어 다닌다. 조용한 음악이 나오면 걸음이 느려진다. 박자에 맞춰 스텝을 밟는 느낌으로 나름 리드미컬하게 움직인다.(춤 엄청 못 춘다. 90년대 초반에 수원 맘모스 나이트클럽과 90년대 중반에 홍대 락카페를 가본 게 내 춤 경험의 전부다. 락카페를 아시는 분들이여 그대들도 중년입니다. ^^) 

음악을 들으면서 춤을 추듯이 미술관을 돌아다녔다는 것은 100퍼센트 내 생각이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지 모른다. 






Kohei Nawa의 PixCell Deer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데 가까이 가면 안에 사슴 박제가 들어 있다. 난 눈물처럼 보였다. 




아래 사진은 대리석이 다~ 한 작품 같다. 
색이 곱다. 이 대리석을 구한 순간 여인을 새기고 싶었을 것 같다. 뒷목과 등 쪽엔 검은 점이 훨씬 많다.  









르누아르의 이 그림도 여기 있구나. 







구석구석 보고 또 본 메트로폴리탄이 끝났다. 



 M1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로 이동한다. 
계속 추워서 안되겠다. 숙소 근처 GAP에서 기모 면 가디건을 사 입었다. 두 개 사면 하나가 50% 할인이라는데 아쉽다. 그와 같이 왔으면 하나씩 사 입는 건데. 

종일 떨었더니 컵라면이 먹고 싶다. 따뜻한 국물이 필요하다. 지난번 사간 컵라면은 숙소 사람들이랑 같이 먹었더니 벌써 다 먹었다. 한인마트에 들러 컵라면 6개들이 한 박스를 사서 숙소에 왔다. 

오늘 밤에는 라이언 킹을 보러 간다. 
컵라면을 먹고, 짐을 가볍게 하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섰다. 

라이언 킹은 여행 오기 전에 유일하게 미리 준비했던 것이다. 시차 적응이 되고, 맨해튼에 머물고 있을 때 보려고 앳 홈 뉴욕에서 구입했다. 
Orchestra U 113 석으로 179달러였다. 
자리는 좋다.












뮤지컬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사람이 동물의 움직임을 잘 표현했다. 정말 많이 연구해서 만든 뮤지컬 같다. 

예전 런던 여행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본 적이 있다. 시차 적응 전에 본 뮤지컬이라 살짝 졸면서 봤었다. 그럼에도 감동적이었다. 시차 적응 후에 뮤지컬을 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맘마미아도 봤다. 워낙 아바의 음악을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했던 터라 모든 노래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그 당시엔 전혀 유명하지 않아 싼 가격에 노트르담 드 파리를 봤다. 몸으로 종 치는 걸 표현하는데  종소리가 귀에 들리는 경험도 했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선가. 라이언 킹 스토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많이 고민해서 잘 만든 뮤지컬이라는 느낌은 있지만 그때만큼의 감동은 없다.







통로에서 동물들이 등장한다. 







아버지 라이언. 


제일 멋있는 건 치타였다. 





날아다니던 영양들. 한 사람이 서너 마리의 영양을 연기했다. 








뮤지컬이 끝나고 여전히 사람이 많은 타임스 스퀘어다. 걸어서 숙소에 돌아왔다. 












이번 여행에 가져간 그림도구다. 여행 중 들고 다녀야 하니 무게가 중요하다. 여기에 작은 저널(스케치북을 실로 묶은 것)을 가지고 다니다가 무거워서 저널, 물감, 물 붓은 오늘부터 숙소에 두고 다녔다. 




오른쪽부터 작은 수채물감 팔레트(저 팔레트는 접으면 펼친 크기의 1/3으로 줄어든다. 부피는 작으나 철제라 무게가 좀 나간다), 작은 물붓 두 개(소, 대), 여행 중 산 검정 색연필, 사인펜 3자루, 프레피 만년필 두 개, 하나는 물에 번지지 않는 카본 잉크를 넣은 것, 다른 하나는 프레피 만년필 잉크 그대로(이건 만년필 잉크가 물에 번진다. 둘째 날 그린 플랫 아이언 그림 같은 효과를 낼 때 유용하다.), 블랙윙 연필. 


여행 드로잉에서 색연필은 좋은 재료다. 그런데 무겁고 부피가 커서 들고 다니기가 어렵다. 
나는 몇 년 전 프라하 여행에서 우연히 아주 작은 색연필을 발견했다. 손에 잡기가 불편하지만 색연필은 주로 색칠할 때 사용하므로 괜찮다. 이번 여행에도 이걸 들고 갔다. 







위 색연필이 너무 짧아 손에 잡기 불편해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가늘고 긴 색연필을 발견해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다. 그런데 사고 보니 내가 사용하던 것과 질이 너무나 다르다. 자세히 보니 미니 색연필은 메이드 인 재팬이고, 메트로폴리탄건 메이드 인 차이나다. 눈을 크게 뜨고 살아야 한다. 




색감도 질감도 별로다. 




오늘의 지출, 여기 적는 지출은 모두 쇼핑은 제외한 것이다. 

쇼핑 부분은 너무나 주관적인 지출이라서 빼버렸다. 오늘만 해도 갭에서 가디건 사 입었고, 메트로폴리탄에서 색연필과 작은 수첩을 하나 샀다. 






매거진의 이전글 뉴욕 여행 4일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