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22일째
배가 고프다.
미리 조사한 식당 중에는 10시 전 문을 여는 곳이 별로 없다. 게다가 일찍 열면 대부분 국수다. 아직 속이 별로라서 밥을 먹고 싶다. 그리고 난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가다가 본 채식식당이다.
밥에 반찬 두 개를 고른다. 30밧. 천원정도이다. 말도 안통하고 해서 반찬은 그냥 찍었다. 보기엔 저래도 참 맛있다. 하나는 매운 반찬이고 하나는 안맵다. 여긴 얼음과 물을 그냥 준다.
Ming Kwan Vegetarian Restaurant Kafe
밥을 먹었으니 유명한 Akha ama coffee 중 올드 시티에 있는 곳으로 간다. 본점은 산티탐에 있고 올드시티엔 2호점이 있다.
바리스타 언니가 이쁘다. 드립 커피(70밧)를 주문하고 저 병에 담긴 원두의 향을 맡아가며 하나를 고르면 된다.
커피를 마시며 카페를 그려본다.
시간이 많으니 여유있게 하나씩 계속 더한다.
오후엔 반깡왓으로 가본다. 반깡왓은 예술인 공동체 같은 곳으로 올드 시티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썽태우로 가기엔 흥정을 해야하고 잘 안간다고 한다. 처음으로 우버를 불러본다. 우버가 불법이라 이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혼자 반깡왓을 가기엔 가장 적절한 교통수단인 것 같다. 치앙마이에서는 택시를 거의 볼 수 없다. 우버 앱을 깔고 치앙마이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프로모션 코드를 입력(3번 50밧 할인)하고 픽업장소, 목적지를 고르고 기사를 매칭시킨다. 금방 작은 소형자동차가 온다. 친절하고 쾌적하고 싸다.(25밧 지불)
입구 책방 카페에서 오렌지블랙티를(69밧, 비쥬얼과 맛 모두 훌륭하다.게피향과 오렌지향이 나는 시원한 탄산 홍차맛이다.) 마시면서 여기저기 구경을 한다.
한 바퀴 둘러본 후 아까 그 책방 카페에서 맞은 편 갤러리를 그려본다.
태국 글씨는 참 신기하다. 글씨에 동그라미가 많다. 쓰는게 아니라 그리는 느낌이다.
15분쯤 걸어가면 페이퍼 스푼이라는 또다른 공동체(가게 4개)가 있다고 해서 우산을 양산으로 쓰고 걸어간다.
덥다.
페이퍼 스푼 조금 전에 No.39 카페라는 곳이 있다. 나름 유명하다는데 음.... 별로다. 그래도 더우니 아이스 타이티 한잔.
70밧. 기대하지 않았는데 맛있다.
페이퍼 스푼은 참 작다. 가게 4개가 모여있다는데 마치 하나 같다.
저 선풍기는 70년대 우리 집에 있었던 것보다 더 오래되어 보인다.
음료는 아까 마셨으니 버터 + 달콤우유 토스트(25밧)를 먹었다. 살짝 배개 고팠는데 해결되었다.
다시 우버를 부르고 올드시티로 돌아왔다.(31밧. 내가 반깡왓에서 페이퍼 스푼까지 걸어갔으므로 아까보다 짧은 거리인데 금액은 더 비싸다. 이유는 모르겠다.)
난 발맛사지보다 몸전체를 눌러주는 타이 맛사지를 더 좋아한다. 예전 치앙마이 여행때 타이맛사지랑 발맛사지를 모두 받아봤고(보통 이 두 맛사지 금액이 같다. 1시간에 180~250밧정도) 그 때 타이 맛사지가 더 좋다고 결론냈었다. 타이 맛사지는 어둡고, 아로마 오일 향이 나는 시원한 룸으로 들어가 누워서 받는 맛사지이다. 보통 갈아입을 옷을 주고(상하의나 하의) 맛사지사가 몸무게를 이용해서 전신을 눌러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맛사지를 받으러 와봤다. 어떤 블로그에서 손가락의 압력으로 맛사지를 해주고(예전에 한 번 받은 발맛사지는 발바닥을 꾹꾹 누르는 나무로 만든 도구를 이용해서 해줌) 10분 정도는 어깨와 팔을 해준다고 해서 와봤다. 조금 지저분한 의자에 앉아서 손으로 꾹꾹 시원하고 좋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다시 타이맛사지다. ^^
맛사지까지 받았으니 기운이 난다. 치앙마이에 왔으니 타패는 보러 가야지. 타패까지 걷는 중에 허브베이직이라는 바디제품과 아로마 오일들을 파는 곳에 들렸다. 허브베이직은 치앙마이 메이커인듯 한데 가격에 비해 제품이 훌륭하다. 가방 무게가 오버하면 안되니까 가벼운 아로마오일 5개를 골랐다. 거의 30종류는 있는 것 같다. 하나하나 향을 맡고 사이사이 커피 향으로 후각을 전환시켜 주며 5개를 골랐다. 그가 아로마 오일을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걸로만 고른다. 3만원이 안된다.
타패를 보며 왼쪽 골목길로 예전에 몇 번 갔던 럿롯으로 간다. 생선과 고기를 구워 파는 곳이다. 근처에서부터 냄새가 어마어마하다. 여기서 저녁을 먹으면 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돼지갈비가 되는 느낌이지만 맛있다.
돼지고기 구운것(50밧), 맥주 큰거(80밧), 디저트로 패션프룻 스무디(35밧) 5600원 한끼로 가장 큰 지출이다.
스무디를 마시면서 숙소로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