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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 가난뱅이 Sep 12. 2017

치앙마이 +5, +6

휴직 23, 24일째

아침에 하나 남은 컵라면을 먹고  WOO 카페라는 곳을 가보려고 한다.

삥강 건너에 있는 카페로 꽃이 어울어진 카페라고 한다. 구글지도에 나온 평점도 높고 후기도 많다. 삥강 건너여서 오늘도 우버를 불렀다. 마지막 50밧 할인 찬스로 10밧이다. 



방콕 여행 전부터 여행후기를 보면 땡모반 땡모반(수박쥬스)을 외쳐대기에 그리고 여기도 그리 맛있다길래 내가 좋아하는 패션프룻 쥬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드디어 시켜봤다. 매번 선택의 순간에 땡모반이 뒤로 밀렸었고 혹시 엄청 맛있는데 나만 그 맛을 모르고 지나가지 않을까 걱정 되기도 해서 치앙마이 마지막 날 WOO cafe에서 거금 100밧을 주고 시켰다. 지금까지 먹은 어떤 음식보다 단품으로는 비싸다. 
                                          


프흐흐흐 이젠 더이상 땡모반에는 반응하지
않겠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해도 이건 취향의 문제인거다. 난 패션프룻 쥬스가 최고다. 



 WOO 카페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다. 꽃들이 많고, 푸른 잎들이 많긴해도 왠지 그리고 싶은 구석 하나가 없었다. 하필 오늘은 스케치북과 물감만 가져오고 책과 키보드는 두고 나왔는데 말이다. 



멍하니 생각을 좀 하다가 아이폰 작은 자판으로 오타투성이의 글을 좀 쓰다가 다시 올드 시티로 간다. 우버 제대로 요금 65밧이다.  WOO 카페가 마음에 들었으면 거기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별로여서 어제 아침을 먹은 채식식당으로 간다. 






어제 맛있게 먹은 매운 반찬이 없다. 다른 약간 매운 반찬 하나에 어제 다른 사람들이 많이 먹던 호박을 시켰다. 옆에서 외국 여자애가  only  호박만으로 한 그릇을 주문한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사진 찍는건 참 어렵다. 이번엔 꽤 열심히 찍으려고 했었는데도 먹다가 찍은 사진이 많다. 이번에도 한 숟갈 먹고 아차 싶어서 찍었다. 저 위에 보이는게 호박이다. 우리나라 단호박과 늙은 호박의 중간쯤 되는 식감과 맛이다. 

난 한 끼에 많이 먹는 편이 아니다. 적게 자주 먹는 편이다. 그런 내가 저 접시에 담긴 음식은 싹싹 다 먹을 정도의 양이다. 태국 음식은 양이 많지 않아서 1인분을 거의 다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옆에 서양 젊은 애들 두 명은 내가 한 접시 먹는 시간에 일인당 두 접시씩 먹고 일어선다. 

여기 음식 참 맛있다. 아직 못먹어 본 국수들도 많이들 먹는다. 먹고 있는 동안 음식을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줄줄이 있고, 어제와 다른 반찬들도 많다. 매일 반찬의 종류도 조금씩 바뀌나 보다. 다음에 치앙마이에 온다면 재방문 의사 100%이다. 그와 같이 온다면 밥 두 그릇에 국수 하나를 시키면 될 것 같다. 그래봐야 90밧 3000원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얼음물도 무한정이다. 




마지막 맛사지로 타이 바디 맛사지를 골랐다. 치앙마이에는 많은 맛사지 샵들이 있다. 예전 여행과 이번 여행에서 거의 대부분을 릴라 타이 맛사지에서 받았다. 릴라 타이 맛사지는 올드 시티 내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가장 좋은 곳은 이곳이다.  

38 Ratchapakhinai Rd, พระสิงห์ เมือง, Chang Wat Chiang Mai 50200 

올드 시티 네모에서 동남쪽(오른쪽 아래)이다. 여기가 릴라 타이 맛사지 중에서 가장 넓고 약간의 정원이 있다. 나는 압이 센 맛사지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중간 정도가 좋고, 조용하고 어둡고 향기로운 분위기에서 성의있게 몸을 눌러주는 것이 좋다. 예전엔 200밧이었고, 20밧을 팁으로 주면 서로 기분 좋게 인사하고 나올 수 있었다. 이번엔 올라서 250밧이었고, 역시 20밧을 팁으로 주고 기분 좋게 컵쿤카~~  
이 지점이 아니더라도 분위기는 비슷하고 올드 시티 중간에 있는 곳도 괜찮다. 아까 점심먹은 바로 옆에도 릴라타이 맛사지이다. 치앙마이 마지막 맛사지도 여기서 받기로 했다. (어제 발맛사지는 다른 곳이었다.)

맛사지를 받고 숙소 바로 옆 왓프라씽에서 잠시 명상(?)을 하다가 왔다. 치앙마이에 와서 사원 사진 한 장 안찍으면 좀 이상할 듯하여 몇 장 찍어본다. 


태국에서는 주변에 사원이 많기도 하지만 집집마다 작은 사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침에 보면 향을 피우고 음식과 꽃을 바치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숙소에서 짐을 찾아 이번엔 그랩택시를 불러본다. 그랩택시는 불법이 아니라고 들었다. 그런데 그랩택시는 우버보다 차량 수가 확실히 적다. 15분 정도를 기다려 택시를 탔다. 그랩도 50밧 3회 할인코드가 있었다. 할인코드 적용 공항까지 43밧이다. 

공항에서 타이티 한 잔(65밧)을 마시면서 비행기를 기다린다. 5시 비행기인데 6시 30분쯤 출발한다. 배고파서 컵라면도 하나 사먹었다. 에어아시아는 연착이 정말 많다. 다음에도 에어아시아를 이용할지는 불분명하다. 7키로 무게를 맞추기 위해 덜어 온 화장품들을 버리고, 사용하던 모기 기피제도 버리고, 물티슈도 버리고, 그가 사다달라는 똠양꿍 컵라면도 못사고, 아로마 오일도 5개밖에 못샀는데 검사를 안한다. 카운터 옆에 저울이 있는데 연착이어서 사람들 태우기가 바쁘다. 연착이 행인지 불행인지... 

돌아가는 비행기는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4시간 대기였는데 여기서 늦게 출발하니 거기서 대기 시간이 줄어들어 난 별 차이가 없다. 여기서 책을 보나 거기서 책을 보나 그냥 책을 본다. 두 권 챙겨오길 잘했다. 


치앙마이를 떠난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마신 핫초코. 컵이 특이하다. 컵홀더를 사용하는 대신 컵홀더의 구조물인 골판지를 바로 컵표면에 장착한 컵이다. 아주 뜨거운 핫초코를 주문했는데 손이 뜨겁지 않았고, 모양도 이쁘다. 


역시 에어아시아는 연착이다. 인천공항에 8시 20분 도착 예정이어서  KTX 9시 10분 기차를 예매해뒀었다. 이 기차 예매도 힘들었었다. 너무 늦게 예매하는 바람에 매진이어서 자리가 없었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이고 토요일 아침이어서 매진이었다. 내가 비행기 타고 날아가는 동안 그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구한 표였다. 



에어아시아 바퀴가 8시 35분에 땅에 닿았고, 넓고 넓은 인천공항을 삥삥 돌아 나를 내려준건 8시 50분이었다. 고3 이후 안해본 100미터 달리기를 했다.

(고3 때 내 체력장 100미터 달리기 속도는 20초이다. 그럼 지금은...  ) 

셔틀 트레인이 가로막는다. 탑승동에 내린 줄 몰랐다. 알았다면 뛰기 전에 미리 포기했을텐데...




다시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 이번엔 입국심사 줄이 가로 막는다. 




다시 달린다.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다. 이 기차를 놓치면 12시 7분 기차다. 





9시 9분. 기차 앞에 도착했다. 




드디어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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