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었다.
그래도 20분이나 늦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모르겠다.
헤매다가 사람 소리 나는 쪽으로 가본다.
문을 열었다.
내 눈에 사람이 들어오기도 전에 벌써 반긴다.
문에 비친 그림자에 이름표라도 달렸던 것처럼.
식사 중이다.
밥 먹다가 일어나는 일처럼 귀찮은 게 없던데,
여기저기 동시에 일어서서 갑자기 분주하다.
몸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뭘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지 못하니 앉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다.
어정쩡하다.
실없이 말을 붙여본다.
이걸 다 직접 해오셨어요?
흰색, 노란색 두툼한 달걀지단을 얹어 떡국을 내주신다.
농사지은 참기름 한 병을 다 쏟아부었다는 손만두 두 알.
그릇이 꽉 찬다.
고단했다.
광장에서 서 있던 것뿐인데
상상해보지 못한 일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왔고,
피할 새 없이 해야 하는 일이 돼버려,
마음이 쉬어야 했다.
갈 수 있으면 갈게요.
지난번에 밥만 먹고 와서 마음에 걸렸다.
한번은 다시 가야 한다. 교회에 가면 뭘 해야 하는지 검색도 해봤다.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닌가? 잠시 뒤 다시 오신다.
와인 마실 거니까 차는 놓고 오세요.
아.. 약속이 됐구나...가는 거네..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다.
교회에 가는 것은 참으로 낯설다.
교회가 없는 교회, 함께 걷는 교회.
나는 함께 서면 달라진다고 말하고,
교회는 함께 걷는다고 하니 혼자 웃음이 난다.
밥만 먹으러 와도 된다고 했다.
때로는 남이 해주는 집밥이 위로를 준다.
긴장하지 않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렇게 나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저는 10분 정도 있다 내려갈게요. 버스 시간이 남아서요.
또 분주하다.
나는 또 어정쩡하다.
정리를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모른다.
정신없이 후다닥 정리를 마친다.
순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하 2층, 나는 1층.
엘리베이터가 이렇게 빨랐나?
8층부터 내려왔는데 벌써 지하 1층?
어?
분명히 타자마자 1층을 눌렀다.
1층을 그냥 지나치고 지하 2층까지 멈추지 않는다.
집까지 데려다준다.
손에 들린 만두 네 알, 커피, 그리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