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위한 족쇄, 정치의 역설
요즘 여러 책을 읽으며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공화주의 사이의 긴장과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스티븐 레비츠키의 『소수의 독재』는 민주주의 제도 속에 감춰진 딜레마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헌법, 필리버스터, 임명직 제도 등은 소수 보호라는 명분으로 설계되었지만, 실제로는 타협과 조율이 아닌 엘리트의 지위를 고착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다수 국민의 의사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고, 이것은 민주주의의 자기부정으로 이어집니다.
비슷한 흐름에서 패트릭 드닌의 『왜 자유주의는 실패하는가』, 후쿠야마의 『자유주의와 그 불만』은 자유주의의 내부 모순을 고발합니다. 개인의 자유를 절대시 한 나머지, 노동자와 약자의 정치적 목소리는 점점 배제되고,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의 무책임한 시장 권력이 정치와 공동체를 잠식합니다. 자유를 지키겠다는 체제가 역설적으로 자유를 해치는 구조가 된 것이죠.
이 지점에서 대런 애쓰모글루의 『좁은 회랑』은 유의미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자유는 국가가 약해서도, 너무 강해서도 지켜질 수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족쇄 찬 리바이던’, 즉 권한이 제한되면서도 유능한 국가이고, 동시에 역동적인 시민 사회입니다. 자유는 국가와 사회 사이의 끝없는 경쟁과 협력, 즉 창의적 긴장 관계 속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민주주의든 공화주의든 정치에서 반복해서 강조되는 것은 합의와 조율입니다.
정치는 다양한 가치와 이해가 충돌하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질서와 정당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실천적 예술입니다.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족쇄는 결국, 우리가 스스로 채워야 할 규범이며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해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타협과 조율이라는 정치의 기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