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두지만 대화는 필요해
수요일 오후 허기가 너무 져서 힘들었다.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간식이라도 뭐 하나 사 먹었어야 하는 데 돈을 아끼겠다고 그러지 않았다. 단것에 대한 미움이 내 안에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가끔 탄산과 사탕을 먹는다.
돈을 내지 않는다면 당신이 상품이다. 책 ‘데이터, 민주주의를 조작하다’에 나오는 말이다. 관심, 주의력, 집중력이 곧 돈이다. 생명, 시간.
구텐베르크의 활자 술과 함께 루터의 반박문이 교회에 걸리고 그동안 하나였던 서로마 교회가 오늘의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었다. 피비린내 나는 30년 전쟁 끝에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새로운 사회계약을 맺었다. 스마트폰 기술로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신, 구의 갈등 속에 평화의 길을 찾으면 좋겠다.
영화 ‘버닝’을 보았다. 소외된 사람을 다시 공동체와 연결해주는 일. 심장을 뛰게 하는 일. 소설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이 영화로 나오면 좋겠다.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보고 있다. ‘좋아하세요?’가 아니라 ‘좋아하세요…’이다. 작가의 이력이 강렬하다. 술, 마약, 스피드광. 24살의 나이에 인간 심리와 관계를 그려내는 솜씨가 놀랍다.
소설보다 영화가 편하다. 영화는 2, 3시간이면 끝난다. 드라마보다 영화가 편하다. 드라마는 몇 날 며칠을 계속 봐야 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만화영화는 계속 챙겨 봤다. 전설의 용사 다간, 우주 용사 썬가드, 로봇 수사대 K-캅스, 포켓몬스터 등. 그때 이후로 연재 영상을 꾸준히 챙겨 본 기억은 없다. 단편 소설은 2, 3시간 집중하면 다 볼 수 있다. 소설책을 출퇴근 길의 흔들리는 지하철에서는 보지만 집에서는 잘 읽히지 않는다.
나를 용서하기가 쉽지 않다. 지나간 시간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 지나간 시간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가 주어졌다. 지나간 시간에 비해 오늘 하루는 한없이 작고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어쩔 수 없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 힘쓸 것.
마음속으로 욕을 한다. 못마땅한 상황을 만났을 때 속으로 욕을 하고 고개를 돌린다. 상대를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을 무시하는 말로 부른 다음 고개를 돌린다.
미국 SAA 줌 모임에 처음 참석했다. 참석해서 보고 듣기만 했다. 발언할 영어 실력은 되지 않아서 듣기만 했다. 자기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자기를 규정하는 말을 먼저 하는 것이 마음속에 새겨졌다. SAA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성당에 위치한 서점의 책에서였다. 책의 주제는 중독이었다. ‘신부님 저도 중독인가요’라는 제목이 눈길을 잡고 발걸음을 멈추고 집어 들어 펼쳐 보게 했다.
정신병은 병이다. 누군가의 아픔이다. 누군가를 비난할 때 사용할 언어가 아니다.
이번 주말은 모바일 게임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았다. 사람과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으면, 그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게임에 시간을 덜 쓰게 되는 것 같다.
뇌출혈, 뇌졸중 환자 회복 모임을 구글링 했는데 별로 없는 것 같다. 초기 3개월 재활이 중요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