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함께
사람의 목소리가 그립다. 세련된 목소리를 듣고 싶다.
글쓰기가 어렵다. 남들이 쓴 글을 보거나 영상을 보는 것이 훨씬 좋다. 인스타, 유튜브, 트위치, 나우, 틱톡, 클럽하우스 등 보고 들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구독 신청한 뉴스레터를 매일 매주 정리하는 것도 일이 되었다.
매주 한 편이라도 안 쓰면 뭘 할 수 있겠냐 싶어 쓴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보다 다 쓰고 발행하는 순간이 좋다. 성취감이 좋다. 산책하거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뭐를 써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도 즐겁긴 하다. 막상 약속 시각이 다가와도 키보드에 두 손을 얹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글쓰기는 언제나 시작하는 순간이 가장 고단하고 마무리하는 순간이 가장 아쉬운 것 같다.
돈 관리가 시간 관리보다 쉽다. 돈은 일단 안 쓰면 된다. 기회비용이고 물가고 금리고 뭐고 안 쓰면 계좌에 돈이 남는다. 시간은 그렇지 않다. 안 쓰면 지나간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이것저것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면 시간은 간다. 그렇게 인지 자원이 소모된다.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콘텐츠를 소비한다.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해 힘들다.
돈은 안 쓰면 된다. 관심은 안 쓰면 안 될 것 같다. 여기저기서 관심을 달라고 한다.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한다. 브랜드에서부터 사회문제까지. 정기 후원, 꾸준한 관심.
애초에 계좌에 돈이 찍히는 것은 회사에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나의 시간을 회사에 주면 계좌에 돈이 찍힌다. 그 돈을 쓰지 않고 아끼며 만족을 느낀다. 회사에 출근한다고 단순히 돈만 받지 않는다. 여러 가지 경험도 할 수 있다. 직장 관계, 업무 환경 등. 대학을 졸업하고 2, 3년 동안 집에만 있을 때 정말 많은 시간이 있었다.
먼저 나에게 집중하는데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루를 어떻게 사용할지 한 주를 어떻게 채워갈지 정리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와 대화하는 시간. 내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시간. 그 시간을 바탕으로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고 내용을 채우자.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콘텐츠’는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정보나 그 내용물’을 의미한다. 내용의 ‘용 容’은 얼굴, 모양, 용모, 몸가짐을 의미한다. 내 안에 있는 얼굴, 모양, 용모,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이 시간 사용의 일 순위가 되어야겠다.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죄를 다음과 같이 깨달았다고 한다. “인생을 낭비한 죄”
지난 한 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일기를 보니 욕으로 시작한다. 이해할 수 없고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욕을 한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상반기가 가고 하반기가 왔다. 무언가 시작하기 좋은 날이다.
금요일 밤에 가톨릭평화방송에서 영화 “교황 요한 23세”를 보았다. 자신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품고 끝까지 함께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생에게 책 선물을 받았다. 인생의 선배가 후배들에게 해주는 이야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잘 관리하고 성장과 성숙에 힘쓰라는 조언 등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