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글쓰기

내 생각을 하려면 써야 한다. 운동도 그렇겠지

by 김호진

글을 안 올린 지 3주 정도 됐다. 광복절 연휴 때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다녀오고 그렇게 됐다. 안 쓰니까 안 쓰게 되었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랑 커리어리에는 분량은 짧지만 계속 게시물을 올렸다. 커리어리는 퍼블리에서 운영하는 한국판 링크드인 같은 서비스다. 링크드인은 경력을 핵심 주제로 하는 페이스북 서비스랄까.


네이버 블로그에는 한 주 동안 봤었던 책과 영화를 짧게는 석 줄에서 다섯 줄 정도 올렸다. 무언가를 보고 짧게 기록하는 일이어서 그런지 부담이 적었다. 브런치와 다르게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지만 계속 올린다. 매번 누군가 방문해 주길 기대하지만 그럼에도 아무도 오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짧은 리뷰를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블로그씨라는 가상의 캐릭터가 내게 매번 새로운 질문을 한다. 이것이 글감이 된다. 가을, 심쿵, 커피, 용기 등. 한 줄씩 올라오는 질문에 한 줄씩 답을 단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이 배구공 윌슨과 대화하는 것 같다.


블로그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것 같다. 나는 10년 동안 꾸준히 할 자신이 없고 그러면 다른 매체를 시도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요즘 대세라는 틱톡을 해볼까. 틱톡을 설치하고 수요일 밤에 새벽 1시까지 보다가 그래도 내일 출근은 해야지, 나는 역시 안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다시 삭제했다. 영상 소비는 무진장할 수 있지만, 생산은 어렵다. 사진도 안 찍고 낭독이나 클럽하우스에서 발언은커녕 전화 통화도 잘 안 하고 동영상 편집 경험도 거의 없으면서 틱톡이라니. 일단은 글쓰기를 2, 3년 정도 진득하니 해보자.


가만 생각해보면 틱톡에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크리에이터도 무명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틱톡을 많이 찾아보지 않는 시절에도 자신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렸고 사랑을 받고 신뢰를 쌓았다. 유튜브처럼 새로운 플랫폼이 전통적인 영화, TV 스타를 몰아내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데도 그 안에서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성장하는 방식은 그대로 인 것 같다.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 모두가 변화를 이야기할 때 그는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을 것을 생각했다고 한다.


커리어리에는 경력에 관한 글을 올린다. 마침 이벤트 중이어서 지난 월요일부터 짧지만 매일 글을 올린다. 일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글들이 올라온다.


뭐라도 쓰기 시작하니까 어느새 한 바닥이 나왔다. 예전에 글을 쓰던 기쁨이 다시 느껴진다. 3주 동안 말도 없이 휴가를 다녀온 셈이다.


회사에서 제휴를 맺은 복지 서비스로 뉴욕타임스 3개월 구독 신청을 했다. 샘플을 받아 보았는데 광고가 거의 없고 글씨도 작다. 전면 광고가 없다. 내가 이걸 매일 볼 수 있을까 싶다. 국내 신문만 봐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영어 신문도 봐야겠다 싶었다.


소설가 하루키가 글을 쓰는 방법은 계속 고치는 것이다. 써버리는 것은 즐겁지만 다시 보는 일은 괴롭다.


계속 이야기를 하자면 밀레니얼 세대는 한 가지에 오래 집중을 하기 어렵다고 한다. 병렬적으로 계속 여러 가지 콘텐츠를 소비한다. 요즘은 ADHD에 대한 에세이도 많이 보인다.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고 보듬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는 것 같다.


건강검진 결과를 우편으로 받고 의료재단에 문의 전화를 했다. 그 정도는 누구나 다 갖는 수준이라고 안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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