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정하다는 착각>을 보고서
독서 모임에 제출한 독후감입니다.
이번 정부가 출발할 때부터 유독 공정에 관한 논의가 많았던 것 같다. 인국공 정규직 전환, 평창 동계 올림픽 하키팀 북한 선수 출전으로 시작해서 고위직 자녀 입시에 관한 논란을 지나도록 공정에 관한 이야기는 끝이 없는 것 같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하버드 철학 교수 마이클 센델이 공정을 주제로 다시 등판했다. 그는 능력주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뿐만 아니라 그 원칙까지 비판한다. 능력주의가 제대로 구현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우월감에 휩싸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패배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 악순환을 통해 가진 자와 없는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열린 자와 닫힌 자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이렇게 깊어진 갈등은 포퓰리즘의 반격으로 나타난다. 올해 초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점령한 사건은 그만큼 상징적이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소위 엘리트들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흑인, 여성 또는 난민에 대한 감수성이 낮은 그들을 손가락질하는 것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자는 이를 엘리트의 오만이라고 지적한다.
마이클 센델 교수는 능력주의는 역사를 찾아서 루터가 당대 가톨릭을 비판한 이후 칼빈의 개신교 신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종교적 구원을 확신할 수 없었던 신자들은 세속에서의 성공에서 위안을 찾았다. 사회적 명망이 있다고 천국에 가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명망이 없는 사람이 천국에 가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제 능력주의 아래서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았음을 기뻐하며 승리의 열매를 누리고 실패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 없음을 탓하며 낮아진 자존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승자와 패자의 격차가 커지기만 하고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는 점이다.
저자는 능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체의 연대와 운 앞에서의 겸손을 강조한다. 성공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만 찾으면 찾을수록 잘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골은 더욱더 깊어지며 해소되지 못하는 갈등은 파괴적으로 터지게 된다. 성공을 이룬 사람이 운 앞에서 겸손하고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공동체 안에서 회복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를 저자는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