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읽기

신영복의 <강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을 보고서

by 김호진

서양 철학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순으로 맥을 이어오는 것 같은데 동양 철학은 고전만 남은 것 같다. 다시 말해 동양 철학은 항상 고전에 머물러 있다. 조선의 성리학보다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숨이 더 익숙하다. 동양 철학은 서양 철학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소환된다. 오늘날 서양 철학의 명맥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를 통해 이어가는 것 같다. 동양철학은 어떨까? 일본은 백여 년 전 탈아입구를 기치로 서양 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였고 한국은 분단 이후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서 정치, 경제적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중국의 공산당도 유럽의 마르크스에게 뿌리를 둔다.


저자는 관계론을 중심으로 동양 고전을 읽어 나간다. 존재론을 중심으로 하는 서양 철학과 차별되는 동양철학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정말 서양 철학이 단지 존재론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 서양 철학에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동양철학은 오래전 아편전쟁을 통해 청나라가 영국에 패배하면서 무너져 내렸다고 본다. 그 후 한 세기가 지나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이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서양사상과 과학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기후위기, 불평등, 인공지능 등 오늘날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동양철학이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인의 몸속에는 동양철학의 피가 흐른다. 때때로 사서삼경을 보면 마음에 위로를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서양 고전도 마찬가지다. 동양 고전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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