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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잇 Dec 07. 2021

글을 잘 쓰고 싶어서 하는 발행

주문진에서 <아신전> 본 이야기

휴가를 맞이해서 주문진에 한 주 동안 지내기로 했습니다. 강릉역 근처의 홈플러스에서 필요하다 싶은 것을 사고 300번 버스를 타고 주문진으로 넘어왔습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구했습니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라면과 만두를 먹고서 간단하게 산책을 하고 넷플릭스의 <아신전>을 보았습니다.


배신에 사무친 주인공 아신은 조선과 여진의 모든 사람을 죽이고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가 떠오릅니다. 카뮈는 지금 바로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는 없다고 했습니다. 시지프는 신을 시험한 죄로 바위를 산 정상에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습니다. 하지만 산 정상 위에 오른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 내려갑니다. 시지프는 끊임없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지프는 자살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힘껏 바위를 밀어 올립니다. 카뮈는 이런 시지프의 모습을 그려 보이면서 행복한 시지프라고 말합니다. 니체가 말한 아모르파티 “운명을 사랑하라”가 떠오릅니다.


아신전은 백두산 일대를 배경으로 조선과 여진족이 등장합니다. 먼저 여진족을 무참히 도륙한 조선의 몰락한 가문이 있고 이에 피의 복수를 하겠다며 또 다른 여진족을 무참히 살육하는 여진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신의 가족은 이 둘 사이에서 무참히 죽임을 당합니다.

변경으로 쫓겨난 몰락한 가문은 자신들의 소유를 침범했다고 여진족을 도륙했습니다. 이 일로 전쟁이 일어날 것을 경계하는 관리는 아신의 가족에게 피 값을 뒤집어씌운다. 생사초가 없었다면 아신의 억울한 이야기는 그냥 묻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밑미를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떠오르는 생각과 마음들을 20분씩 A4 반장 정도로 기록합니다. 그리고 나이키 트레이닝 어플을 켜고 간단한 몸풀기를 합니다. 열흘 정도 하니까 추천 운동의 강도가 조금 올라갔습니다.


샤워하고 지도로 맛집을 검색하고 점심으로 소머리국밥을 먹었습니다.

바다를 따라 걷습니다. 파도 소리를 듣습니다. 파도를 봅니다. 잠시 멈춰 서서 파도와 함께 넘실대는 바다를 봅니다. 저 멀리 수평선도 볼 수 있습니다.


땀을 흘리며 근육을 쌓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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