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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잇 Feb 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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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읽고 쓰기

소설 <파워 오브 도그>를 읽고 있다. 한물간 카우보이 시대의 인물들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목장주인, 인디언 등 다양한 인물들의 생각과 이야기가 나온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생각하면서 소설책을 읽으니까 몰입이 더 잘 된다. 영화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없었으면 소설 <파워 오브 도그>는 볼 생각도 안 했을 것이다. <작은 아씨들>도 엠마 왓슨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나중에 실제로 영화를 봤을 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광고만 보고 소설을 샀다가 제대로 못 본 책도 많다. 책을 볼 때는 저자 또는 등장인물의 매력에 크게 좌우되는 편이다. 책 내용보다 인물이 주는 인상 또는 가진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다.


<아티스트 웨이> 12주 과정을 한 바퀴 돌았다. 3년을 채우려면 앞으로 12바퀴는 더 돌아야 한다. 그동안 썼던 모닝 페이지를 보고 있다. 일기처럼 보면서 잊고 있었던 한, 두 달 전의 일상과 고민을 다시 떠올려본다. 큰 틀에서는 바뀐 게 없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정도. 예전에 노트에 썼던 단어들이 지금도 머리와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좋은 단어를 써야겠다고 조심하게 된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오미크론에 감염되어도 기저 질환이 없고 나이가 많거나 어리지 않으면 건강에 치명적이지 않은 것 같다. 대신 전염성이 높아서 여러 가지 절차가 매우 많다. 절차를 따르다 보면 개인의 생활도 모두 멈추게 되고 주변의 가족, 친구, 회사도 모두 멈춰야 한다. 가만히 멈춰야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아마존은 회의자료로 6페이지를 쓴다. 그래서 오늘은 두 장을 써보기로 했다. 사실 회의록을 한 번에 여섯 장씩 써 내려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써왔던 생각들을 차곡차곡 잘 정리하고 연결해서 여섯 장의 회의자료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아서 앉은자리에서 시동이 걸렸을 때 분량을 많이 뽑아야 한다. 어차피 나중에 다시 읽고 고치다 보면 아깝더라도 정리해야 한다.


작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네다섯 시간씩 쓰는 사람이라고 들었다. 하루키도 매일 꼬박꼬박 달리기하듯 정해진 분량을 쓴다고 했다. 글이 잘 나오는 날은 잘 나오는 대로 안 나오는 날은 안 나오는 대로 분량을 채운다. 그렇게 쓴 글들을 하나로 엮어서 소설책 한 권이 나온다. 독자는 밀도가 높은 글에서는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잠시 쉬어가면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어떤 댄서는 춤은 배신하지 않고 확실히 성장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하루 몇 시간씩 연습한다고 이야기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은 원하는 음악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한다. 어떤 SF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다작한다고 말했다. 어느 할아버지 조각가는 매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작업실에 들어간다고 했다. 어제 조각한 작품을 오늘 다시 보는 것이 기쁨이라고 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을 정말 사랑한다.


1년 정도 되는 기간 브런치에 글을 계속 올렸다. 아직도 시작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자기 일하면서 통찰이 넘치는 글을 턱턱 발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나도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쓰다가 지쳐서 바닥에 엎드려 한숨 눈을 붙이고 나서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하다가 문득 보고 싶은 영화가 생각이나 다시 일어났다. 읽어야 할 책도 있지만, 일어나게 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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