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잇 Jan 25. 2022

<파워 오브 도그>를 보고나서

원작 소설을 빌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쓰는 글이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요. 영화가 좋다는 후기도 많이 보고, 상도 받았고, 무엇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커스틴 던스트가 함께 나왔기 때문에 그냥 놓칠 수 없었다.


이 영화는 스크린으로 봐야 한다고 해서 영화관을 검색했다. 서울 명동의 씨네 라이브러리에서 상영하고 있다. 확실히 서부의 넓은 풍경은 대형 스크린에 담겨 있어야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그린 나이트>와 같은 느낌이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그린 나이트>를 보고 나서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영상을 봤다. 영화를 보는 동안 기사 주인공이 과연 결국 죽을지 안 죽을지 알 수 없었다. 한 번 태어난 이상 죽을 수밖에 없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보통 죽지 않는다. 죽지 않는 주인공은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나간다. 물론 무섭고 힘들 때도 있지만 어떠한 어려움도 결국엔 끝까지 버틸 수 있다. 왜냐하면 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린 나이트>에서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라라랜드>도 비슷하다. 보통 영화는 주인공 커플이 서로 행복하게 오래 살 것을 약속하며 끝나기 때문이다.


<파워 오브 도그>를 더 잘 알고 싶어서 책도 빌렸다. 생각보다 두껍지 않다. 지금까지 앞부분을 좀 읽었는데 피터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버지 조니의 이야기를 보면서 피터의 마음과 상황을 좀 더 상상해볼 수 있었다.


소설의 번역 때문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 때문인지 책 속의 필이 보다 더 수다스럽고 고약해 보인다. 귀족 가문에 태어나서 명문대에서 그리스 고전을 공부했다. 문명의 안락함을 마다하고 농장일을 한다. 성격이 아주 고약해서 뱉는 말마다 모두 독설이다. 머리와 손재주가 좋고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휘어잡는다.


반백 년 전에 이런 인물과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 <달라스 바이어 클럽>, <브로크백 마운틴>처럼 미국 남부와 고정관념에 관한 영화가 좋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주인공은 아내를 힘들게 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순정 느낌이라면 <파워 오브 도그>는 스릴러다.


“개들의 세력”은 성경 시편에 나오는 문구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저주 시가 있다. 사방이 모두 막혀 있는 것 같을 때 성경을 읽으며 속 시원하게 저주를 퍼부을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