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 주

오늘은 문화가 있는 날

브런치 글쓰기 어렵다. 더 이상 보여드릴 것이 없다. 원래 보여 드린 것도 없다. 보여 드릴 것도 없었다. 열흘 동안 글을 쓰지 않으면 작가님 꾸준히 쓰시라고 독려 알림이 온다.

지난주 저녁은 계속 일정이 있었다. 월요일은 휴가 내고 하루 쉬었다. 화요일에는 찬양 모임에 갔다. 수요일에는 블록체인 학습 모임에 참여했다. 기사 보고 정보 공유하는 수준이다. 목요일에는 성당 모임에 갔다. 음악을 같이 들었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나온 비발디 사계 여름 제3악장을 같이 들었다. 신부님이 소개해주신 가시나무도 오랜만이었다. 내 안에는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의 쉴 곳이 없다.

금요일에는 학원을 수료한 친구들을 만났다. 토요일 오전에는 416 가족협의회에서 준비한 김초엽 작가님 강연을 들었다. 김초엽 작가님을 실물로 영접했다. 가까이서 뵐 수 있어 영광이었다. 오후에는 영화 <탑건:매버릭>을 봤다. 톰 크루즈는 늙지 않는다. 저녁에는 외교안보 뉴스레터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했다. 일요일 오전에는 미사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렉시오 디비나, 관상 기도 수업을 들었다. 오후 늦게는 홍대, 합정의 예배 모임에 참석했다.

월요일 저녁에는 새로 가입한 뉴스레터 멤버십에 개인 정보를 제출했다. 유튜브 라이브도 해봤다. 준비한 말이 없어서 3분 동안 횡설수설 가만히 있었다. 리드 호프먼의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을 보면 테크 기업 CEO가 사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매주 3분씩 영상을 올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영상을 통해 소식도 전하고 비전을 나눈다. 작년에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라이킷 눌러주시는 분들께 찾아가 그분들 글도 보고 라이킷도 다시 눌러드렸었다. 언제부터인가 그렇지 못하고 내 글만 올리고 있다. 라이킷 알림이랑 통계만 확인한다. 화요일 저녁에는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점심에는 그리스 신화 만화를 봤다. 한빛출판사에서 나왔다. 크로노스가 우로노스를 몰아냈다. 제우스는 타이탄과 전쟁을 한다. 어거스틴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며 방탕한 청년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오늘 저녁에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볼 계획이다. 박찬욱 감독의 전공은 철학이었다. 오이디푸스를 각색한 올드보이를 감독했다. 오이디푸스도 탐정 추리물이고 헤어질 결심도 형사수사물이다.

오늘은 성 베드로, 성 바울 축일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보고 있다. 당시에는 교회가 부패했다. 교황이 세속의 왕처럼 전쟁도 하고 권모술수를 펼친다. 곧이어 종교개혁이 이루어진다. 마틴 루터가 등장한다. 군인이었던 이냐시오가 예수회를 설립한다.

내일 저녁에는 파트너로 신청한 책 모임의 온라인 미팅이 있다. 무슨 말을 할지 잘 모르겠다. 뭔가 준비해야 하는데 시간만 가고 있다.

다가오는 금요일 밤과 주말에는 독후감을 써야 한다.

7월 16일 토요일에 있을 퀴어 퍼레이드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7월 6일 수요일에 신청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7월도 대부분 주말이나 평일에 일정이 있다.

어느덧 6월 마지막 주다. 호국보훈의 달이 다 갔다. 2분기가 다 갔다. 후덥지근한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상반기가 다 갔다.

여기저기 시간을 많이 쓰고 있지만 내 자산이 불어나는 느낌은 없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군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 군대가 키워지고 있지 못하다. 서울을 오가며 지하철에서 소모하는 시간이 많다. 보통 3, 4시간 정도 된다. 내가 채워질 수 있도록 나를 추앙하시라. 추앙이라는 단어가 <나의 해방 일지>에서 쓰였나 싶었는데 임솔아 작가님의 소설에도 단편 제목으로 나오더라.

요즘 계속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모닝 페이지를 빼먹거나 분량을 못 채우고 있다.

내 집을 마련을 해야 한다. 뇌, 심장, 암 보험을 들어야 한다.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과에 가서 검진도 받고 스케일링도 받아야 한다. 운동도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안 하고 있다.

출근해서 핸드폰으로 브런치에 올릴 글을 쓰고 있다. 아무것도 쓸 말이 없을 것 같았지만 개인정보를 쏟아 어느 정도 분량이 나왔다.

핸드폰으로 써서 핸드폰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