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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잇 Oct 22. 2022

사무치는 일

책 <글쓰기의 쓸모>에 의하면 사무쳤던 일을 공개적으로 쓰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사무치는 일이란 무엇일까? 분량을 다 채우고 나면 네이버 사전 검색해 볼 생각이다. 열심히 작업한 문서를 저장하지 못하고 날렸을 때 느껴지는 감정일까


도대체 사무침이란 무엇인지 생각을 쥐어짜다가 7년 전쯤 영화 <클래식>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떠올려본다. 영화가 끝날 즘 배우 조승우가 맡은 인물이 배우 손예진이 맡은 인물을 카페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남자 인물은 시력을 잃었지만, 여자 인물에게 밝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미리 전날 카페에 가서 사물의 위치와 구조 등을 파악한다. 만남 당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남 당일 사물은 달라져 있었다. 결국 여자 인물은 남자의 사연을 알게 된다.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결혼과 유산을 글로 썼다. 박완서 작가의 <한 말씀만 하소서>가 떠오른다.


작가처럼 누군가를 사랑해 본 일이 없다. 그러니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본 경험도 없다. 사랑이란 남을 높이고 돌보는 일이다. 누군가를 높이고 돌본 일이 없다. 


작가처럼 결혼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비혼 선언을 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사무치는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해 본 일도 없다. 호감이 있다던가 좋아하는 마음에 싱숭생숭했던 적은 있지만 누군가 제대로 사귀어 본 적은 없다.


<글쓰기의 쓸모>를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 막막하여 등록한 커리어 모임의 작가 초청 북토크를 통해서였다.


무엇에 사무쳤는지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그나마 앞니가 부러졌던 일이 떠오른다. 중학교 1학년 때는 2002년 학교에서 얼음 땡을 하다 앞니가 부러졌다. 술래가 되어 상대를 잡으러 쫓아 달리다 문 손잡이에 정통으로 들이받아 부딪쳐 윗입술이 찢어지고 앞니가 부러졌다. 머릿속에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가 자리 잡고 있다.


사무치는 일을 쓰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 계속 같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지난 주말은 이런저런 핑계로 글을 쓰지 않고 넘어갔다.


아마 만성적인 사무침 때문에 무엇에 어떻게 사무쳐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아침마다 신문을 보면서 빨간펜으로 몇 자씩 북북 쓰는데 이것도 뭔가에 사무쳐서 하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사무치다

동사

1. 깊이 스며들거나 멀리까지 미치다.

예문

가슴에 사무치다

하늘에 사무치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래 떠나 있던 고향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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