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섬원 Sep 04. 2023

자손 미스터 A부터 Z까지

  큰 위기입니다

  출생율이 곤두박질 친 다음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고 해요


  그보다 더 큰일인 건

  내 친구 지환이가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티켓팅을 실패했다는 사실입니다


  태어날 아이가 점점 줄어들면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티켓팅이 점점 수월해질까요?


  공연은 누구나 다 즐길 수 있지만

  아무래도 초고령 사회에서는 초고령 인구가 많을 테니

  초고령 전문 공연이 아닌 고령(경상북도의 자치군) 공연 아니면 초 공연(영어로 하면 SUPER CONCERT 입니다) 같은 것들은

  티켓을 구하기 쉬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황홀한 콘서트의 나날이죠

  하지만


  브루노 마스를 보지 못해

  내 친구는 오늘을 평생 후회할 작정입니다

  얼마나 긴 평생이 남아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출생율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출생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Mars보다는

  자손 미스터 AZ가 한국에 들러야 한다

  이것이 구체적인 해결 방안입니다 자손 번영을 약속하는

  그 이름 자손

  Mr. AZ


  그는 세계적인 히트곡을 한국에서 처음 불렀어요 많은 결혼식에서

  그 노래로 축가를 불렀다고요

  우리의 수많은 축가를 대속해 준 그가 한국에 와야

  할 것입니다


  큰 위기입니다

  자손 미스터 AZ는 이미 싱어 송 라이터가 아니라

  송파머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송파 머가 아니고 송 파머요

  한국에 오는 것은 자손 MRAZ가 아니라

  그가 키운 싱싱한 아보카도


  버터도 아닌 게 버터 맛이 나는

  그래서 큰 위기입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내연기관 대신 인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그 중 한 사람이 자손 므라즈

  그가 이 땅으로 헤엄쳐 올 수 있을까요,

  과연?


  큰 위기입니다

  지하실에 놓인 출산율 위로

  아니 출생율 위로 먼지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와

  우리 폐에 마음껏 쌓이고


  우리 윗 세대의 국민연금을 위해 죽어라 일할 우리가

  일찍 병들어 죽게 만듭니다

  텅 빈 무덤의 땅에 초고령 사회에

  누가 콘서트를 하러 오겠어요?


  확실히 출생율은 문제입니다

  그냥 지하실 문을 봉하고 없는 척 하는 게 좋겠습니다

  출생율 때문에 위기라면 출생율을 없애 버리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군대에선 다들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


  큰 위기입니다

  우리 윗 세대의 국민연금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주말도 휴가도 퇴근도 출생율처럼 없애 뒀는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내한을 한다고 합니다 갈 수가 없는데

  티켓이 펑펑 남아 돌지만 아무도 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한을 없앴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하지만 또 그렇게 크지 않은 위기입니다


  콘돔은 생분해가 되지 않는데

  인간은 결국 생분해된다는 농담이

  베스트 게시글이 되었습니다

이전 07화 망원동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