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누구에게 팔 것인가?
26. 누구에게 팔 것인가?
내 공간을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정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누구에게 팔지를 정한다는 건 상권을 분석을 하고 그중에서 구매력이 있으며 내 카페에 올 수 있는 직업군, 연령층을 파악하는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타겟을 정하는 일이다. 이걸 하지 않고서 창업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타겟을 정하지 않고서 창업을 하는 경우가 있을까? 과연 내가 하고자 하는 카페와 팔고자 하는 음료가 불특정 다수에게 먹히는 것인가? 꼭 다수가 아니어도 아무나 와도 만족할 수 있는 카페이고 그런 맛을 내는 커피인 것인가? 과연 이게 전략적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카페는 컨셉이 명확해야 한다. 컨셉이라는 건 결국 내 카페를 이용할 주 고객층을 향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컨셉은 인테리어, 메뉴, 분위기, BGM, 가격 등 모든 것을 일컫는다. 카페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카페의 컨셉은 특정 고객층을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피스 상권에 창업을 했으면 직장인들이 내 주 고객층이고 그들에게 맞추고 카페를 운영해야 한다. 오피스 상권의 특징은 속도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음료를 정확하게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오피스 상권에서 일해본 결과 음료만 제시간에 정확하게 준다면 맛은 그다음이다. 일단 제시간에 나온 거 자체가 중요하다. 설령 음료가 잘못 나와도 어지간하면 보통은 먹는다. 시간이 생명인 그들에게 음료를 다시 만들어서 기다릴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속도가 생명인 이 매장에서 손이 많이 가는 즉, 제조 시간이 긴 음료를 파는 게 맞을까?
실제로 점심시간에 머신으로 핸드드립을 내려서 판 적이 있는데 분명히 10분 이상 소요가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리를 재촉한다. 이건 재촉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메뉴를 판매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인력이 충분하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대한 간단한 메뉴를 다양하게 판매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메뉴의 가짓수를 줄일 필요는 없지만 손이 많이 간다면 줄이는 게 맞다.
타겟을 확실하게 정한 카페는 적어도 내 인건비는 나온다고 생각한다. 오피스 상권에 있는 카페에서 어린이를 위한 메뉴를 파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단 한 번도 없다. 애초에 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는 것만 파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가족 단위가 많이 오는 곳에 카페를 창업했다면 당연히 전 연령층이 마실 수 있는 음료를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굳이 제조 음료가 아니어도 병 음료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보통 가족이 오면 어른들은 무조건 시키는 반면에 아이들은 반반이지만 아이들을 위한 메뉴가 있다면 보통은 주문을 하는 게 일반적이니까.
내가 타겟을 정하고 카페를 창업을 해도 그 타겟이 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내 카페의 컨셉은 의미를 잃는 것이다. 특정 상권에 창업을 하는 게 아니고서 보통 오는 손님들이 카페의 컨셉을 만들어가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내 카페의 타겟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주객이 전도가 되는 것일까 싶기도 하다. 손님을 내가 가려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20대 커플들을 타겟을 잡고 카페를 디자인해도 공부하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오면 자연스럽게 카페는 조용하게 공부하는 카페로 자리를 잡게 된다. 중요한 건 이걸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고객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으면 신규 고객들이 그 분위기를 깨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보면 타겟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설정까지는 내가 할 수 있지만 오는 손님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페를 보면 가족 단위가 많은 카페는 늘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고 커플들이 많은 곳엔 늘 커플들이 많다. 이건 사장이 만드는 게 아닌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내 의도와 다르게 공간을 해석하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만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컨셉을 좀 강하게 잡는다면 내가 의도한 대로 갈 수는 있지만 대게 컨셉을 강하게 잡는다는 건 마니아들만 노리겠다는 것이니까. 불특정 다수 또는 대중들보다는 소수를 노리는 것이기에 신중해야 한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카페에 가는 사람들의 목적이다. 과연 커피를 음미하기 위해 가는 손님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늘 생각해야 하는 건 손님이 카페에 들어와서 가장 마지막에 하는 일이 음료를 마신다는 것이다. 그전까진 카페 내부에 있는 요소들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마음에 들면 음료는 대부분 통과하는 게 일반적이고 여기서 우리는 일종의 착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들 들면 위치에 이 정도 맛이면, 이 정도 인테리어에 이 정도 맛이면, 이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등 커피의 가치를 매기는 수많은 표현들이 앞에 붙는다. 근데 그건 커피의 가치를 매기는 게 아닌 공간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하지만 손님들은 커피보다는 공간을 위해 방문하는 게 절대다수이기 때문에.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점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렵지만 적당한 맛을 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닐까. 그다음부턴 자기만족이니까.
한 번쯤은 내가 맹목적인 카페 창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보는 게 좋겠다. 내가 팔고자 하는 건 무엇이며 누구에게 팔 것인지 이 두 가지만 정해져도 방향을 잃거나 중간에 포기할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