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할 수 있을까?_커피만 내리기엔

30. 커피만 내리기엔

by 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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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커피만 내리기엔


오늘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뻔하디 뻔한 이야기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다음 단계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 카페에서 커피만 내리는 바리스타는 더 이상 매력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은 내가 바리스타가 아니어도 늘 생각해야 한다. 나는 다음이 있는가?


내가 고용주라면 다음이 있는 바리스타를 고용할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다. 고용주 입장에서 어차피 나가야 하는 인건비이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을 뽑고 싶을 것이다. 그러니까 커피만 내릴 줄 아는 바리스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맨 처음 커피 시장은 커피를 내릴 줄 알면 됐었다. 그다음엔 라떼아트 그리고 그다음은 핸드드립. 이젠 앞서 이야기한 모든 것을 할 줄 알아야 하며 동시에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고 서비스 마인드가 좋은 사람을 원한다. 커피 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소비자의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바리스타에게 요구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많아지며 바리스타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건 바리스타 입장으로서 꽤 괜찮다. 바리스타의 진입 장벽이 높아져야 바리스타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고용주 입장에서 좀 더 이야기해보자면, 먼저 프랜차이즈 고용주라면 최대한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하고 다음 사업을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메가 커피가 매각되고 올해 컴포즈 커피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고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수많은 점포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인구는 늘고 있지는 않다. 개인이 하루에 소비할 수 있는 커피는 한계가 있다. 장사가 아무리 잘 된다고 해도 다음은 늘 존재해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개인 카페와 다르게 사업의 개념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개인 카페가 사업이 아닌 건 아니지만, 처음 선택할 때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는 게 상대적으로 사업적인 생각이 강하다고 본다. 물론 개인 카페도 브랜딩을 해서 사업화를 할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와는 시작이 다르다. 프랜차이즈는 권리금을 받고 팔아도 개인 카페보다 훨씬 수월하게 팔 수 있다. 어디까지나 업종이 살아있다면 말이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개인 카페와는 아예 다른 접근이기 때문에 업종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어도 순간이다. 장사가 잘 되면 바로 옆에 비슷한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길 것이다. 그러니 장사가 잘 된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이건 개인 카페도 마찬가지다. 손님 빠지는 거 한 순간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다음엔 당신의 카페에 갈 이유가 있는지도 포함이 된다. 남들이 하는 거 하는 거 말고 색다른 게 있냐는 것이다. 아니면 카페 운영과 동시에 현금을 꾸준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냐는 것이다. 당신이 대회를 휩쓸고 다니지 않는 이상은 카페에서 커피만 팔아서는 살아남기란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내가 지금 말하는 모든 걸 돈으로 퉁치기엔 다소 비약적인 부분이 있고 커피에 대한 진심과 열정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내가 지금 왜 다른 카페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지. 결국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함이고 이건 매출로 직결이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수많은 카페들이 남들이 다 하는 걸 하고 동시에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고 있다. 다만 남들이 다 하는 게 너무 많아서 버거운 부분이 있을 뿐.


최근에 터키식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를 다녀왔다. 수도권에서 터키식 커피를 판매하는 곳은 한 손에 꼽는 거 같은데 이 또한 다른 카페와 차별화를 두기 위함이겠다. 정말 이 커피를 좋아해서 판매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카페를 방문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를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 언젠간 이 터키식 커피가 너도 나도 하는 라떼아트가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 충분히 손님을 방문하게 만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게 이 카페는 내가 볼 때 장세가 꽤 잘 되는 거 같은데, 그렇다면 이 카페는 터키식 커피를 팔기에 장사가 잘 되는 걸까? 아니다. 터키식 커피는 방문을 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일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왜냐면 일단 이 카페의 인테리어가 굉장히 깔끔했으며 트렌디함이 있지만 동시에 유행을 타지 않을 거 같은 모순적이지만 그런 느낌. 또한 의자와 테이블 구성을 4개의 각기 다른 컨셉으로 배치했으며 테라스엔 캠핑 느낌으로 테이블을 세팅해놨다. 그러니까 어디에 앉아도 컨셉 하나는 확실하며 동시에 여러 개의 컨셉을 맛볼 수 있다. 테라스에선 캠핑 느낌, 다른 테이블에선 나무의 따뜻한 느낌, 또 다른 테이블에선 전형적인 힙한 인스타 카페 느낌도 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커피 한잔으로 카페 3~4개를 다녀온 느낌이 들 수 있겠다. 메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카페 로고가 박힌 머그잔에 음료가 나오는데 이 또한 굉장한 매력이 아닐까. 이만큼 자신의 카페에 대해 자부심이 있고 이미 브랜딩이 완료된 완성형 카페의 느낌을 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카페를 방문한 느낌을 받을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한방이 바로 터키식 커피다. 앞서 이야기한 것들이 모두 잘 갖춰졌기에 터키식 커피가 빛을 바란 게 아닐까?

남들이 하는 거 다 하고 거기에 특색 있는 무언가 하나만 받쳐주는 게 포인트다. 중요한 건 남들이 다 하는 게 어설프지 않으며 오히려 완성도가 높다. 그러니까 이미 완성도가 높은 카페에 특색을 더한 것이다. 그 카페는 굳이 터키식 커피를 팔지 않아도 장사가 될 카페였던 것이다.


다음 단계가 꼭 커피일 필요는 없다. 원두 로스팅이 될 수 있으며 콜드브루 제조가 될 수 있고 교육이 될 수 있으며 장소를 대관해주는 게 될 수 있다. 꼭 카페에서 커피만 팔 필요는 없다. 카페라는 공간을 어떻게 규정하냐에 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달라지지 않을까? 카페를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라고 제한한다면 커피를 파는 것 이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지만 카페를 단순히 장소라고 최소한의 제한을 둔다면 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아질 것이다.

나는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그러니 글쓰기 모임을 카페에서 할 수 있다. 아니면 카페에서 짬을 내어 글을 써도 충분하다. 좀 더 크게 생각해보자면 카페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서 대관을 해줌과 동시에 나는 카페 한편에서 글을 쓰고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처럼 다음은 많다. 카페 다음이 무엇인지는 온전히 본인 스스로가 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예외가 될 수 있는 경우는 관광지에 있는 카페 정도? 그리고 임대료를 내지 않는, 내 건물에서 하는 카페? 이 정도가 아닐까? 카페 창업을 종착역이라 생각하지 않기를. 카페를 하나의 수단이라 생각하면 시야가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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