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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Nov 15. 2022

너도 여행 가고 싶니?_여행의 이유

1. 여행의 이유

1.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여행의 이유는 제각각이다. 크게는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여행의 이유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적어도 여행에 있어서 이유 없는 목적 없는 여행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행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흔히 이야기하는 집돌이다. 왜냐면 집 나가면 개고생이기 때문이다. 그냥 고생도 아니고 개고생이다. 아무리 여행을 호화스럽게 간다 한 들 고생을 안 할 수는 없다. 그 고생의 강도가 다를 뿐. 이건 불변의 법칙이다. 그런데 사람일은 모르는 것인 게 이런 내가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고 친구들에게 여행을 추천해주며 여그 누가 알았겠는가. 내가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고 여행하며 친구들을 꼬셔서 여행을 같이 가고 여행 관련 인터뷰까지 하게 될 줄이야. 심지어 여행사에 취직을 하려고 준비까지 했으니 말 다 했다. 그리고 한동안은 어떻게 하면 평생 여행을 하면서 평생 살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알아보기까지 했다. 이렇게 여행이 좋은 건 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늘 갖고 있다.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그렇다면 무엇이 나를 이토록 여행을 좋아하게 만든 것일까? 다른 이들은 무엇 때문에 여행을 가려고 하는 것일까?  몇 줄 쓰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두서없는 글이 될 거 같다.


 여행은 한 번만 다녀오면 알 수 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그리고 나에게 어떤 여행이 맞는지를. 

여행 계획을 짜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평소 그 사람의 성격과 일을 처리하는 과정과 그리고 방법에 대해서 너무나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특히나 여행 기간이 짧을수록 그 사람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 같은 경우는 여행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여유롭게 다니는 걸 좋아한다. 도장 깨기 마냥 여기기 저기 가서 사진 찍고 먹고 마시는 걸 즐기지 않는다. 나와 반대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간과 무관하게 굉장히 빡빡한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 

누구의 여행 스타일이 맞다고는 할 수는 없다. 저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르다. 그저 본인의 여행 스타일이 어떤지만 안다면 만족감이 가득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지긋지긋한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게 여행이 아닐까 싶다. 그 여행이 길어지면 일상이 될 수 있고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게 어쩌면 또 다른 일상을 살러 가는 걸 수도 있지만 그걸 우리는 여행이라고 부르는 거 같다. 그래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옷차림은 여행객인데 행동은 직장인처럼 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과장하자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여행 스타일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여행 가는데 시간 내기가 워낙 어려우니 다시 언제 갈지도 모르니 한 번 갈 때 제대로 다녀오자."라는 생각 때문에 여행이 여행이 아닌 일상이 되는 게 아닐까?


 여행이 가고 싶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지금 여행을 간다면 저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때 여행을 잘 못한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돌이켜보니 지금 간다면 보다 시간을 잘 쓸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여행을 계속 가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라고 해야 할까.

어쩌면 아쉬움이 아닐까. 아쉬워서 계속 가려는 것이다. 아쉬움이 없었더라면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맞다. 아쉽기 때문에 여행을 계속 가려고 한다. 아직까지는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행을 생각한 적은 없다. 그랬으면 아마 휴양지의 대명사인 동남아 어딘가로 자주 갔을 것이다.

이상하게 동남아는 그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내가 동남아를 제대로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 수 있고 지금 가서 본다면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사진들을 보고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10여 년 전에 다녀온 기억들을 더듬어 봐도 딱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여행의 묘미는 단연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숙소, 관광지, 음식점 등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조차 모든 것이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다. 국내에서 음식점을 가면 그 누구도 말을 걸지 않지만, 오히려 말을 거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여행을 가면 여행객이라는 이유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어떻게든 대화를 하려고 하는 거 같다. 그게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말이다. 이점이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이후 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게 참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지속적으로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물론 낯선 것에 대한 거부나 두려움이 있는 경우는 힘들 것이다. 여행 자체가. 


 나는 감사하게도 여행을 하면서 동행을 잘 만나서 무탈한 여행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꾸준히 연락을 하고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락을 안 한다.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뜸해졌고 완전히 연락을 안 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게 아닐까 싶다. 이제는 그 친구들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얼굴은 어렴풋이나마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당연한 게 같이 다니면서 내가 이름을 굳이 부를 일이 없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이나 누나라고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어렸기 내가 마땅히 부를만한 호칭이 없었다. 


 돈에 얽매이지 않는 여행을 해보고 싶긴 하다만 그건 지금 나에게 있어서 사치가 아닐까 싶고 돈이 없어도 좋으니 여행만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평소 먹는 거에 큰 관심이 없기도 하고 하루에 꼬박 세 끼를 먹어야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빵과 커피면 여행하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가가 아무리 비싼 나라여도 상관없다. 


 글을 쓰다 보니까 여행이 너무 가고 싶어졌다. 모르겠다. 여행은 그냥 가고 싶은 거다. 현실 도피가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을 마주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언젠간 여행이 싫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그만큼 여행을 많이 다녔다는 증거가 되겠지. 물론 그런 날이 올 거 같지는 않다만. 


 나는 오늘도 여행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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