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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Nov 16. 2022

너도 여행 가고 싶니?_인생 첫 일본 여행은 도쿄로

3. 인생 첫 일본 여행은 도쿄로

3. 인생 첫 일본 여행은 도쿄로

 

 나의 첫 일본 여행지인 도쿄는 얼떨결에 다녀오게 되었다. 대학교 4학년 겨울 방학 학기가 시작하기 전 친구의 꼬드김으로 갑작스럽게 다녀왔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다녀오고 싶었으나 어쩌다 보니 학기 첫 주에 다녀왔다. OT 기간에는 괜찮다며 나를 안심시킨 친구, 이 친구는 이미 졸업을 해서 전혀 상관이 없었지만, 아무튼 전혀 괜찮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1년 전인 2019년 3월 첫 주에 5박 6일로 다녀왔다. 제법 날이 쌀쌀했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어차피 학교를 빠지고 가는 거면 벚꽃이 피는 4월에 가지 굳이 3월에 가냐고 했지만, 아무튼 우리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단 갔다. 또한 무슨 도쿄를 5박 6일이나 다녀오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같이 가는 친구가 이왕 가는 거 길게 가는 게 가야 한다고 했다. 근데 이 친구는 이미 도쿄를 2번이나 다녀왔다. 물론 나의 여행에 대한 철학 아닌 철학은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니 갈 때 무조건 길게 가야 한다' 이긴 한데 당시 나의 지갑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길게 갈 수 없었지만 주변의 따뜻한 도움을 받아서 5박 6일을 부족함 없이 다녀왔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니 당연히 꽉 찬 5박 6일로 일정을 짰다. 새벽같이 비행기를 타고 저녁 늦게 돌아오는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 사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더 알차게 보내거나 하나라도 더 볼 수 있는 건 아닌데 여전히 나는 아침 일찍 가서 밤늦게 오는 비행기를 선호한다. 조금이라도 여행을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어쩌면 현실로 조금이라도 늦게 돌아오고 싶은 걸 수도 있겠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저녁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사실 저녁에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그날 굉장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나는 가급적이면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려고 한다. 


 당시 하루 건너 하루 비가 와서 여행하는 데 좀 불편했다. 심지어 처음 가는 일본이기 때문에 사진에 욕심이 있었기도 했고 나름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카메라까지 빌려서 갔는데 비가 오니 카메라가 짐이 되어버렸다. 비만 안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6일 내내 비가 오지 않았음에 감사하고 비가 오기 때문에 얻은 사진들이 몇 장 있기 때문에 마냥 나쁘지는 않았다. 


 나에게 일본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는 옛날부터 고정된 이미지가 있었다. 깨끗하고 도덕적이며 질서 정연하고 보다 선진국인 대략 이런 느낌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얼마나 일본이 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와 흡사할지 기대가 됐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일본은 정돈이 잘 된 나라이다. 정돈이 잘 됐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가 본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미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사람 냄새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깔끔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또한 기본적으로 높은 것 같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여행을 했지만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곳이 일본인 거 같다. 내가 도쿄를 가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익숙한 곳에 가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소도시를 갔더라면 훨씬 만족하고 다음을 기약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일본을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다. 다만 쇼핑이나 커피 때문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계획을 세우곤 하지만 단순 관광으로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보지 않은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안 가본 곳은 가보고 싶은데 이미 가본 도쿄를 또 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한국과 비슷해서 여행의 느낌이 들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어쩌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아쉬움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쉬움이 없으니 다음을 기약하지 않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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