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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Nov 22. 2022

너도 여행 가고 싶니?_파리엔 낭만을 판다

8. 파리엔 낭만을 판다

8. 파리엔 낭만을 판다


 파리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낭만'이다. 낭만의 도시가 바로 파리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리가 낭만을 대표하는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파리에 가면 낭만이라는 단어를 잊게 된다. 모두가 공감하는 지하철에서 나는 냄새와 소매치기 등 낭만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를 낭만의 도시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을 가기 전부터 이미 낭만의 도시라고 알고 가서 그런 건지, 거리에 보이는 연인들이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일 수가 없었다. 그냥 목적지 없이 걷고 있는 나 조차도 너무 낭만적이었다. 심지어 유람선 티켓을 잘못 사서 다시 사게 된 그 사건조차도 너무나도 낭만적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게 다 낭만으로 포장이 되어버린다. 유독 파리에서 소나기가 자주 왔는데 우산을 쓰지 않고 그냥 다니는 사람들 조차 낭만이 가득해 보였다. 그래서 나도 그들처럼 보이고 싶어서 우산을 쓰지 않았는데 소나기가 아니라 그냥 진짜 비였다. 그래서 비를 쫄딱 맞은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그것 조차도 너무 낭만적이었다. 파리에서 비를 맞으며 걷는다는 것이 어찌 그렇게 낭만적 일지.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파리는 낭만을 팔고 있다. 

 그 낭만에는 이 에펠탑이 한 몫한 게 아닐까?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냥 고철덩어리다. 냉정하게 말할 것도 없는 게 있는 사실이고 지금에야 에펠탑이 관광 명소가 되었으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지, 처음엔 그렇지 않았으니까. 아무튼 저 에펠탑이 뭐라고 전세계 사람들이 보러 몰리는 걸까 싶다. 나 또한 다양한 각도에서 에펠탑을 즐기고 싶어서 매일같이 다른 장소에서 에펠탑을 봤다. 낮이든 밤이든 하루에 2번은 꼭 봤으며 낮에 못 봤으면 밤에는 무조건 보려고 했다. 내가 세뇌당한 걸 수도 있는데 진짜 에펠탑은 예쁘다. 거대한 고철덩어리라고 해도 할 말은 없는데 밤에 불 켜지면 진짜 예쁘다. 

 날씨가 좋은 날보다 약간 우중충하고 비가 오는 날이 더 파리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파리의 이미지는 그렇다. 좋은 날씨보다는 사진처럼 비가 조금씩 오고 있는 날이 더 파리 같다. 그런 날 목적지 없이 거리를 한 번 걸어보면 내가 파리에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는 모자로 피하면 되니까. 거추장스럽게 우산을 쓰지는 말자. '우스갯소리로 우산을 쓰면 관광객이고 우산을 쓰지 않으면 파리지앵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그 어디에서도 팔지 않는 낭만을 파리에서는 오늘도 누구에게나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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