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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Nov 25. 2022

너도 여행 가고 싶니?_겨울의 베를린은 회색이다

10. 겨울의 베를린은 회색이다

10. 겨울의 베를린은 회색이다


 유럽에서 한 달 살기를 준비하면서 당연히 베를린도 후보에 있었다. 이미 베를린을 길게 다녀온 친구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고 독일의 수도라는 단순한 이유에 후보에 넣어뒀다. 하지만 예산안에서 갈 수 있는 숙소들은 전부 거절을 당했다. 그리고 당시에 베를린 IN/OUT 비행기 티켓이 너무 저렴해서 일단 베를린으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경유를 2번이나 하지만 50만 원 정도에 살 수 있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바로 구매를 했다. 그리고 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이 첫 여행지에서 여행의 처음과 마지막을 보내고 싶었다. 보내면서 약간 추억에 젖는 그런 느낌으로 가고 싶었기에 일단 베를린 IN/OUT으로 했다. 그래서 처음 3일과 마지막 6일을 베를린에서 보냈다. 

 합쳐서 10일 정도 베를린에 있었는데 베를린이 갖고 있는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다음 유럽 여행지는 무조건 베를린이라고 생각하며 가능하다면 독일을 한 바퀴를 돌고 싶을 정도였다. 


 베를린은 가난한 대학생이 여행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곳이다.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결정한 이유가 집에서 요리를 하기 위함인데 베를린의 마트 물가는 정말 미쳤다.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거 같다. 물론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치면 비싸지는 건 당연한 거지만, 그걸 제외한다면 생활 물가는 정말 저렴했다. 

겨울에 가서 내가 베를린을 회색이라고 기억하는 게 아닐까 싶다. 여름에만 다녀온 사람은 내 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동의를 못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겨울에 단 하루 만이라도 다녀온다면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 여행하는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고 실제로 겨울에 베를린의 날씨가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해를 볼 수 있는 날이 며칠 안 된다고 하니.

 한 가지 재밌게 느낀 점은 비가 오고 구름이 끼고 우중충한 날씨이지만, 날씨는 대놓고 흐리지만 분위기는 묘하게 회색을 띤다. 날씨에 비하면 덜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거 같다. 이걸 글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번 가본다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글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거 같다.

 

 내가 베를린을 매력적으로 느낀 이유 중 하나는 애초에 내가 어두운 느낌을 좋아한다. 약간의 비가 오는 거리를 걷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베를린을 더 좋아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근데 여기서 겨울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 거 같다. 혼자서 지내면 정말 우울증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이랑 갔고 여행 기간이 짧았기 대문에 매력적인 도시로 내게 다가 온 거 같다. 


 날씨 안 좋은 서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과 다르게 베를린엔 한국처럼 반짝이는 간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더 옛날의 분위기를 풍기고 그것이 도시를 회색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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