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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Dec 02. 2022

해고는 처음이라_어쩌다 백수(3)

 지난번이 마지막일 거 같았지만 그때와 다르게 새로운 계획들과 경험들을 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마지막 글을 쓸 당시에 여행을 갈 시기가 아니어서 포기했지만 어쩌다 보니 여행을 가게 되었다. 북유럽과 일본 중에서 고민을 했지만 비용적인 부분에서 일본을 선택하게 되었고 지금 시저에서는 일본에 가는 것이 더 볼 게 많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백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2박 3일은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2주 반 정도 되는 기간을 다녀오는 건 불가능이니까. 이 또한 해고를 당한 덕분에 가능한 일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다고 나를 해고한 사람에게 고맙지는 않다. 여전히 괘씸하다. 하지만 악을 악으로 갚지 않기 위해서 그냥 내버려 뒀다. 다만 나중에 나는 그렇게 되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다시 한번 경영을 하는 사람과 일을 하는 노동자의 간극은 좁혀질 수 없다는 걸 깨알 앗다. 그래도 이번 여행의 경비 절반은 나를 해고한 회사에서 내준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하다. 


 아무튼 백수가 되면서 돈은 없지만 시간은 많이 생겼다. 덕분에 원 없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었다. 평소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틈틈이 어떤 내용을 적을지 메모장에 적어서 정리하고는 했는데 요즘엔 그럴 필요가 없다. 자리에 앉아서 충분히 생각을 하고 정리해서 글을 쓸 수 있다. 일을 하면서 글을 쓸 때는 무언가에 쫓기듯이 글을 썼는데 요즘은 굉장히 편한 상태에서 글을 쓴다. 또한 컨설팅에 필요한 것들과 내가 나중에 창업할 때 써먹을 아이디어들을 자세히 정리할 수 있다. 정말 시간이 많다는 건 이렇게나 좋은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사람들이 금이라고 하며 모두가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백수의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3개월 정도 남았으니. 즐겨야겠다. 여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다행인 건 슬슬 주제가 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마침 여행을 가게 되어서 일단 그거로 버티면 되고 그다음엔 다시 일을 시작할 거니까 주제가 마구마구 떠오를 것이다. 늘 주제를 선정하는 게 어려웠는데, 확실히 일을 쉬니까 주제를 선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 제목으로 글을 쓰는 건 이번이 정말로 마지막일 것이다. 아니다. 어쩌면 마지막 백수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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