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카페 창업 견적 내보기 및 물품 리스트 작성
42. 카페 창업 견적 내보기 및 물품 리스트 작성
지난번에는 내가 꿈꾸는 카페 평면도를 그려봤는데 이번에는 필요한 물품들이 뭐가 있고 대략적으로 비용이 얼마나 들지 나 스스로 내봤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 이유는 실제 창업을 할 때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며 기본적으로 예산을 잡고 시작하는 것과 예산도 없이 시작하는 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엔 내가 사용할 것들인데 내가 직접 찾아보는 게 맞지 않을까?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긴 한데 받음과 동시에 나도 찾아봐야 한다. 카페는 결국 내가 운영하는 것이기에 누구에게 전부 위탁하는 건 좋은 건 아닌 거 같다.
나 같은 경우엔 원두를 두 가지를 쓰고 핸드 드립도 판매를 할 거라서 장비 쪽에서 지출이 클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라인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아무리 좋은 원두여도 그라인더를 저가 모델로 사용하면 그건 의미가 없어진다. 좋은 원두는 기본이 되어야 하고 다음이 그라인더다. 머신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자기만족이다. 커피 머신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머신 대비 커피 가격을 생각하겠지만 보통의 소비자는 관심이 없다. 얼마짜리 머신을 쓰는지는 소비자의 관심 대상이 전혀 아니다. 그리고 500만 원 머신과 2,000만 원 머신의 차이점을 설명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게 과연 그 값을 하는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머신은 자기만족이다. 고가의 머신을 쓴다고 해서 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걸 더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끄집어낸다는 것조차 긍정적 일지 부정적 일지 모른다. 1,500만 원의 가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며 그 차이를 소비자가 느낄 수 있을지는 더더욱 의문이다. 그래서 나는 머신에 큰 투자는 안 하려고 한다. 소비자가 느낄 수 없는 영역에 내 만족으로 큰돈을 투자하는 건 예산이 적은 나에게는 아주 큰 리스크다. 차라리 그 돈을 홍보 비용으로 사용하는 게 낫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커피 머신은 소모품이다. 기간 내에 머신 값을 뽑아내지 못한다면 마이너스다. 그렇다고 너무 저가형을 쓰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어느 정도 받쳐주는 머신을 쓰고 싶은 거고 그래서 가성비 머신 씨메와 그다음 그나마 괜찮은 달라코르테 모델. 나도 예산이 넉넉하면 라마르조꼬 쓰고 시네소 쓰고 슬레이어 쓰고 싶지. 근데 그게 나에게 필요하지 않고 소비자에겐 더더욱 필요하지 않다. 정말 자기만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씨메를 선택하게 된다면 대략 2,200만 원 정도의 견적이 나온다. 여기서 그라인더를 한 개로 하거나 핸드드립을 안 하거나 한다면 가격은 좀 더 내려갈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2,000만 원은 필요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비용이 나와서 좀 놀랐던 부분이다. 소파, 의자, 테이블 등 가구는 큰돈이 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머신 견적만큼 나올 거 같다. 지금 최대한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한 것 중에서 저렴한 걸로 해놔서 400만 원이 조금 안 되게 나오긴 하는데 괜찮은 걸로 하면 돈 천만 원 우습게 나오더라. 꼭 예쁘고 세련된 비싸더라. 카페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이기에 가성비로 가는 건 아닌 거 같다.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 또 바꾸게 된다. 지속적으로 이야기 한 부분이다. 카페는 결국 인테리어 싸움이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게 만들어야 하고 머무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음료와 디저트가 조금 맛이 떨어져도 충분히 인테리어로 커버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 외 나머지와 소모품들이다. 생각보다 필요한 것들이 많다. 아직 추가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여기서 낸 견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테리어는 아직 시작도 안 했고 수도, 전기 등 할 게 산더미다. 인테리어를 요즘 평당 평균 150~200만 원 정도 든다고 하니까 평수에 따라서 어떻게 하냐에 따라 천지차이라고는 하지만 평균으로 보자면 대략 20평이면 3,000만 원은 일단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것. 거기에 위에 있는 장비와 물품들까지 다 더해야 한다. 그리고 상가 보증금도 생각해야 하고 여기에 고정비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막상 리스트를 작성하고 견적을 내보니까 많은 생각이 든다. 비용과 노력 대비 커피가 너무 저렴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리 커피가 대중화가 되었고 물처럼 마신다고 해도 밥은 아니니까. 가격을 올리는데도 한계가 있으며 저가 프랜차이즈가 존재하는 이상 가격 인상에는 늘 압박을 받는다. 그러니까 아무리 맛있어도 커피는 커피다. 커피값은 상한선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관광지에 있는 카페나 컨셉 카페를 제외한다면 커피값은 정해져 있다. 그 와중에 경쟁을 해야 하니 가장 눈메 보이고 강력한 건 가격이다. 그러니 가격을 올리지는 못 하고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문직이 아니니까. 전문직이 아닌데 결과물에 대해 높은 값을 받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커피를 잘 내리고 대회에서 수상을 해도 커피는 커피고 대중들에게 그것은 큰 의미는 없으니까.
결론은 창업은 신중히 해야 하고 평면도 그리기와 물룸 리스트 작성해서 예산 짜는 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한다. 누군가는 내 카페를 구체화 할 수 있으며 누군가는 창업을 포기할 수도 있겠다.